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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왜 중요한 걸까?|

뉴 턴 2011. 7. 14. 16:19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왜 중요한 걸까?|

 

By Tom Orlik

중국 경제정책 관계자들에게 익숙한 일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2008년 2월 전염병으로 인해 돼지들이 사망하면서 중국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8.7% 급등한 적이 있다.


Qilai Shen/Bloomberg
Workers examine and move pig carcasses at a meat wholesale and distribution center in Shanghai, China, on Thursday, March 3, 2011.


2011년 6월 토요일에 발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경제학자들은 올해에도 물가가 급상승하면서 6%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 역시 돼지고기 가격이 주원인이다.


식품가격 급상승이 위험한 이유는 경제뿐 아니라 사회 안정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국의 마이크로블로그인 시나 웨이보 사용자는 중국 국민정서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산업과 경제가 급성장하는 나라에서 서민들이 식품을 구입하는 게 왜 이리 어렵단 말인가?”


돼지고기 가격이 중국 소비자 물가상승에 주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돼지고기 가격이 물가에 끼치는 영향에 빗대 일부 짓궃은 사람들은 중국 소비자물가지수를 “중국돼지지수”라고 부르기까지 할 정도이다.


그렇다면 돼지고기 가격이 물가에 그토록 큰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요소가 돼지고기 가격 등락을 결정하는 것일까?


소비자물가지수는 일반 가계 소비를 대변하는 일련의 상품가격 변화를 가리키는 지수이다. 국제적인 기준에서 보았을 때 중국 가구 대다수는 가난하기 때문에 식비가 총지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통계부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공개하지 않지만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30% 정도라고 추정한다.


돼지고기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육류이다. 2010년 중국사회과학아카데미 소속 연구자는 소비자물가지수 식품부문에서 돼지고기가 약 1/3, 즉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의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 비율이다.

식품가격은 변동성이 심하다. 통계부가 발표한 지난 10년 동안의 물가에서 2008년 2월 식품가격은 전년 대비 23.3% 상승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非)식품 가격은 가장 많이 상승한 경우에도 전년 대비 3% 미만에 그쳤다.


식품가격 중에서도 돼지고기 가격은 특히 변동성이 심하다. 2008년 3월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74% 폭등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소비자물가지수의 최대 10%까지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2008년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지수의 7.4%p 상승을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


변동이 심한 돼지고기 가격이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로 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돼지고기 가격 추세는?


다시 올랐다. 상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6월 중순 돼지고기 가격이 1kg 당 23.6위안으로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62% 상승했다고 한다.


2008년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청이병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 돼지 일부에만 영향을 미친 청이병만으로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시장역학이고 현재에도 이러한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Food’s contribution to CPI and pork price volatility (click for larger image).

일단 돼지고기 수요가 증가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중국 가계가 부유해지고 있는 것이다. 소득이 낮은 수준에서는 소득이 증가했을 때 식이에서 육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한다. 지난 2년 동안 중국 내 자금공급 급증이 돼지고기 수요 증가로 연결되는 것이다.


돼지고기 가격 급등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축사 공급실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 돼지고기의 최대 90%가 소규모 축사나 개인 농가에서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축산업자들은 이익이냐 손실이냐를 결정하는 가격의 움직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돼지고기(생산물) 가격과 옥수수(투입물) 가격이다.


돼지고기 대 옥수수 가격비율이 6:1일 때가 손익분기점이다. 돼지고기 가격이 낮았던 2009년 여름에는 이 비율이 손익분기점 수준이었기 때문에 축산업자가 돼지를 사육할 만한 유인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많은 축산업자는 교배용 암퇘지를 잡아 육류로 팔았다. 1년 반이 지나자 돼지가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베이징 슈퍼마켓에서 육류를 판매하는 리우는 축산업자들에게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축산업자들이 공급과잉으로 두 당 400~500위안씩 손해를 보았기 때문에 지금 가격이 오른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비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정도 가격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가격이 낮아지면 돼지를 키우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돼지고기 대 옥수수 가격비율이 상승해 돼지를 키우고자 하는 유인이 증가했다. 문제는 옥수수 가격이 기록가를 경신했기 때문에 가격비율이 그다지 많이 상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주 발표되는 정부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초 6.6이었던 가격비율은 현재 8.5로 상승했다고 한다.


손익분기점을 넘는 수치이기는 하지만 돼지를 대량사육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2008년 초만 해도 돼지고기 대 옥수수 비율이 10이었기 때문에 축산업자들은 돼지사육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또한 농부가 공장에서 일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이 상승하면서 농촌 인건비도 덩달아 올랐다. 농촌 임금에 대한 데이터는 구하기 어렵지만, 소규모 조사에 따르면 작년에 약 15% 상승했다고 한다.


소규모 제조업체 임금 데이터를 참고하면 농촌 임금상승 정도를 대략 가늠해 볼 수 있다. 2010년 소형 제조업체 임금은 16.4% 올랐다.


공장임금이 상승하면서 농촌에서 일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농촌 일꾼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돼지사육에 드는 비용도 증가하게 되었다.


돼지가격 상승의 또 하나의 원인은 고물가를 잡기 위한 중국정부의 대책이다.


지난 수 개월 동안 중국 중앙은행은 소비자물가지수 급상승을 막기 위해 대출을 엄격히 관리해 왔다. 도축업자들은 일반적으로 소액의 운전자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돼지를 구입할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한다. 정부가 대출을 제한하면서 도축업자들의 운전자본이 추가로 감소하게 되었다.


물가상승을 잡기 위해 도입된 통화긴축정책이 돼지고기 공급을 줄이면서 식품가격을 올려 물가상승을 초래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높은 돼지고기 가격으로 인해 축산업자들이 사육을 늘림에 따라 미래에는 공급이 증가할 것이다. 미국정부가 옥수수연료인 에탄올에 지급하는 지원금을 삭감하고 국제옥수수 가격이 하락할 경우 돼지축산업자의 이익률이 추가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축산업자들이 돼지사육을 지금 늘리고 있더라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려면 올해 말이 되어야 한다. 결정적인 문제는 경기순환에 따른 압력이 감소하더라도 농촌 임금 상승과 돼지고기 수요 증가라는 구조적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기사의 영어원문 보기


Korea Real Time Korean


http://realtime.wsj.com/korea/2011/07/13/%EC%A4%91%EA%B5%AD%EC%97%90%EC%84%9C-%EB%8F%BC%EC%A7%80%EA%B3%A0%EA%B8%B0-%EA%B0%80%EA%B2%A9%EC%9D%80-%EC%99%9C-%EC%A4%91%EC%9A%94%ED%95%9C-%EA%B1%B8%EA%B9%8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