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마진인터뷰]"커피전문점식 영업은 사절"
최종수정 2009.09.04 15:58기사입력 2009.09.04 15:19
-사토시키타미 日히마와리증권 캐피털마케팅 부장
사토시키타미 히마와리증권 부장 |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식으로 무작정 파트너 회사를 늘리기 보다 신뢰성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죠"
한국 출장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기 위해 여행가방을 끌고 나타난 사토시 기타미(北見悟志) 일본 히마와리증권 캐피털마케팅 부장.
부하직원인 김순구씨와 둘이서 한국시장 진출을 위해 수차례 서울로 출장을 온다는 그. 한낮의 더위에 앞머리가 땀에 젖었다.
키타미부장은 "금융 회사의 기본은 신뢰를 쌓는 것"이라며 "여러 곳의 선물회사와 영업을 하면 수익은 더 많아질지 모르지만 고객에 질좋은 서비스를 하려면 소수의 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며 말문을 열었다.
히마와리증권은 현재 일본계로서는 최초로 국내 FX마진 시장에 입성했다. NH투자선물과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 FX마진 영업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해외 정보 취약성 개선이 필요
키타미부장에게 일본 FX시장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한국의 FX마진트레이더들이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선물회사 HTS를 봤을 때 국내 경제뉴스가 제공되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다"며 "FX마진거래는 국내 뉴스보다 해외뉴스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FX에 필요한 특화된 뉴스 서비스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히마와리 증권사는 27개정도의 FX마진관련 컨텐츠와 지표 가이드, 뉴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 직원을 고용해 한국어뉴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해외 지표에 신속히 반응할 수 있어야 수익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야기 도중 국내 FX마진시장에서는 중요한 해외시장의 지표 발표가 있는 시간이면 환율이 급등락하는 만큼 거래를 자제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하자 그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점인데 거래를 자제한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는 축제에 사람이 많으니 나오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1핍회사 함정을 주의해야
키타미부장은 또 투자자들이 저 스프레드, 고 레버리지만 찾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FX마진시장의 상위 1위부터 7위까지가 1핍이하 회사들인데 이들 회사들은 보통 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 즉 고객이 수익을 얻으면 얻을 수록 업체 입장에서는 버는 돈이 별로 없으므로 손해라고 했다.
그는 "스프레드가 1핍 이하인 회사들은 자연히 체결율이 낮다"며 "차라리 2~3핍이라도 체결 거부가 없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고 말했다.
"고객들이 한 회사와 거래를 하면 그 회사의 방침에 익숙해져 버리는 측면이 있는데 다양한 업체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아울러 FX세계에서 1핍을 좋아하는 고객은 가까운 거리도 차몰고 다니면서 건강에 안좋은 담배는 지속적으로 펴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즉 편리하고 당장 좋아보이는 것만 찾지만 그 결과는 본인에게 좋지 않다는 뜻이다.
그는 "1핍에는 엄청난 함정이 숨어있다"며 "체결거부를 비롯해 로스컷수수료, 스탑주문(손절주문) 나게 하려고 매일 아침 환율을 끌어내리는 식의 조작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 당국규제로 건전한 파이 확대 바람직
FX마진 시장이 확대일로에 있는 한국과 이미 활성화돼 있는 일본을 비교해 봤을 때 차이는 바로 당국의 규제다. 한국은 초기부터 당국 규제안이 강하게 적용되면서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키타미부장은 "일본의 경우 초기에 FX시장이 자리잡을 때 규제가 아예없었다"며 "따라서 빨리 도입된 부분이 있지만 FX마진시장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하는 만큼 건전하게 파이가 커져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보호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키타미부장은 "고객 보호를 위해서는 레버리지 규제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개인투자자와 싸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태국의 바트화만 해도 세계 각국에서 환전이 된다"며 "원화 가치도 현재는 FX마진시장에서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원활히 거래될 수 있도록 이 부분이 당국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 FX마진거래 전문성 필요
끝으로 그는 FX마진영업을 하는 직원들의 전문성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FX전문가가 없는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제대로 거래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
그는"일본 선물회사들의 경우 직원 대부분이 선물외무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자격증이 없이는 영업은 물론 전화응대조차 할 수 없다"며 전문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본계 회사로서는 처음 국내시장에 발을 들여 놓는만큼 키타미부장의 각오는 남다르다. FX마진 부문에서 일한지 벌써 20년. 한국시장 진출을 위해 최근 한달에 한번 꼴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부지런히 발로 뛰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가 강조하는 것은 신뢰감 구축과 확실한 고객의 수익 관리.
그는 "커피전문점 같은 프랜차이즈식 영업은 곧 고객 관리에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고 본다"며 제대로 된 영업을 하겠다는 원칙을 누차 강조했다.
히마와리증권은 지난 1975년 2월14일에 설립된 이후 일본내에서도 FX마진 거래를 처음 도입한 회사다. 한달 거래량이 약 30만~40만 계약으로 일본내에서도 상위 3위권에 속한다. 히마와리 증권은 최근 NH투자선물과 계약을 맺고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