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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요람에서 무덤까지 빚…빚… `가계 부채 1000조` 대한민국 자화상

뉴 턴 2011. 12. 20. 11:20

육아 교육 의료비용이 전적으로 본인 책임… 승자 독식 사회구조 탓

중소기업에 다니는 최기상(가명ㆍ35)씨는 다중채무자다. 그의 월급은 200만원. 이 중 3분의 2가 금

융권 이자(80만원)와 월세(60만원)로 나간다. 씀씀이가 커서 생긴 빚이라면 억울하진 않을 게다.

4년 전 은행에서 전세보증금 3,000만원을 빌린 게 '빚 잔치'의 시작이었다. 이어 동생 결혼자금을

대기 위해 1,000만원 신용대출을 받았고, 갑자기 수술을 받게 된 어머니 병원비 마련을 위해 카드

론을 또 받았다. 최근엔 대부업체에서 400만원을 빌렸다. 은행에서 대출 연장 명목으로 일부 상환

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표현한 최씨는 "과소비 않고 열심히 생활하는 직장 동료 중에도

'트푸어'(Rent Poorㆍ치솟는 집세를 감당 못해 가난해진 사람)가 수두룩하다" "빚이 빚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지만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떨궜다.

'
요람에서 무덤까지.' 사회보장의 상징인 이 말이 한국사회에선 빚 없이 살기 힘든 '부채인생'을 뜻

하는 시대가 돼버렸다. 올해 3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사상 최고치인 8925,000억원. 올해 분기별

평균 증가액이 15조원이니 연말이면 907조원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여기에 '기업부채'로 잡히지

만 사실상 '유사 가계부채'로 볼 수 있는 자영업 대출 100조원을 더하면 가계 빚은 1,000조원을 넘

는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 가계 빚은 3월 말 기준 5,205만원. 1년 전에 비해 가구당 460만원

이 넘는 빚이 새로 생긴 셈이다.

전문가들은 가계 빚이 이렇게 커진 데 대해 육아, 교육, 의료 등의 필수 지출을 개인이 전적으로 책

임지는 승자독식의 사회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중산층이 '빚의 고리'에 빠져드는 건 순식

간이다. 경기 안산에 사는 남희(가명ㆍ32)씨는 8월 초 출산을 앞두고 사채 100만원을 빌렸다.

채의 무서움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1억원을 대출받아 식당을 차린 남편이 적자만 보다가 문

을 닫은 직후여서 방법이 없었다.

최근 암 수술을 받은 홍주현(가명ㆍ64)씨도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치료가 겹쳐 수술비만 1,200

만원이 나오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그는 "서민들은 자녀 교육시키고 노후 생활하기도 빠듯한

, 갑자기 큰 병이라도 나면 빚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문제는 소득 수준이 낮은 서민일수록 은행 문턱이 높아 고금리의 대부업체, 사채 등에 매달릴 수밖

에 없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가계대출 억제 탓에 대부업체 대출액은 작년 말 대비 1

원 넘게 급증(14.2%)했다. 이 중 7등급 이하 저신용자 비중이 52%나 된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 빚은 언젠가 우리 금융시스템 전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뇌

"이라며 "빚의 악순환 고리 중 적어도 하나는 잘라낼 수 있는 복지대책을 시급히 논의해야 한

"고 강조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출처 :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글쓴이 : 아카시아44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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