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LTRO 조치를 보면서 은행들과 유럽중앙은행은 한 통속이기 때문에 , 말로는 유로를 살린다고 하면서 사실은 리스크를 국민들에게 전가시키려고 “짜고 치는 고스톱 ” 연극을 하는 것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음모론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은행가들은 같은 대학을 다니고 같은 은행업을 하면서 교류하면서 , 비슷한 문제들에 봉착하고 비슷한 세계관을 가지면서, 그 은행업에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그러한 세계에서 출세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세계관도 , 그들의 이해관계도 , 그들의 사고방식도 다 비슷하게 수렴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은 클럽에서 만나 서로의 고충을 토로하고 , 해법을 공동모색할 수도 있고, 사무실에서 만나 잡담을 하면서 서로의 속마음을 확인할 수도 있다.
더구나 그들은 현재 거의 비슷한 난관에 처해 있다. 중앙은행 은행가는 그 자신이 그런 위치에 오를 정도면 은행가들을 대표하여 은행가들의 공동 문제를 해결하는 자라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할 것이다. 국민들의 고충과 어려움보다 은행들의 고충과 어려움이 더 우선순위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서로 공개적으로 모의하지 않더라도 서로의 입장을 잘 알기 때문에 은행에 득이 되고 현재의 난관을 돌파하는 묘책을 궁리할 것이다.
문제는 은행의 이익과 국민들의 이익이 합치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은행들은 독성 자산들과 악성자산들을 어떻게든 처분하려 한다. 투자자들(헤지펀드, 연금펀드 등등)은 약고 정보가 빠르기 때문에 그러한 독성 자산들을 덥석 받아먹지 않으려 한다. 이들 노회한 투자자들에게 악성 자산을 팔려면 헐값에 매각해야 되고 그러면 은행들은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다.
가장 안전하고 손실이 없는 방법은 그런 자산들을 국민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액면가를 받고. 그러려면 , 명분을 찾아야 한다. 명분은 변두리 국가들의 국가 채무를 사서 그 나라들을 살려야 유로가 보존된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이다. 물론 은행들에게 돈을 “빌려” 주면서 받는 담보는 그 은행들이 빨리 처분했으면 하는 악성&독성 자산들이다.
중앙은행은 은행들에게 한 번에 많이 퍼주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국민들 반발이 심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능한 많이 퍼주겠지만, 국민들 반발이 통제범위에 있을 정도로만 퍼줄 것이다. 그래서 시장이 반응이 시원치 않다는 명분을 내세워 다시 퍼줄 것이다. 이런 과정은 한 없이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