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축구협회 원문 공개 왜 거부했나 했더니
스포츠서울 | 도영인 | 입력 2012.08.17 11:19 | 수정 2012.08.17 12:48
왜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독도 세리머니 관련 이메일을 공개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는지가 낱낱히 밝혀졌다.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을 통해 공개된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게 보낸 이메일 전문을 살펴보면 정상적인 축구 외교로 보기에는 굴욕적인 표현이 여러차례 등장한다. 먼저 제목에서 'Unsporting celebrating activities~(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이라며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 자체를 정당화 될 수 없는 행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2번째 문단에는 'regrets and words for the incident(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며 일본 측에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한 점도 저자세 축구 외교임에 틀림없다. 축구협회는 이 표현에 대해 '통상적인 외교수사로 이를 확대 해석한 일부 외신의 보도 내용은 협회가 뜻하는 바과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3번째 문단에서는 'Unsporting celebrating activities(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를 다시 한번 언급하면서 '그는 그 경기가 끝난 후 승리에 도취돼 있었고, 실제로도 우리가 올림픽 역사상 축구에서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했기 때문입니다'라며 변명처럼 보일수 있는 불필요한 이야기들을 늘어놓고 있다. 5번째 문단에는 이번 사건에 대해 'kind understanding and generosity(너그러운 이해와 아량을 베풀어 달라)'며 선처를 호소하는 표현을 썼다.
또한 공식외교 문서로 보기에는 적절치 않는 표현들도 곳곳에서 눈에 띠었다. 이런 사건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겠다는 문장에서는 'It should not happened(happen의 오기)~'라고 썼고, 한국 선수를 지칭할때도 'korea(korean의 오기) national team players(player의 오기)'로 쓰는 등 기본적인 문법조차 틀리는 실수를 여러차례 보여줬다. 축구협회 내부에서도 일본축구협회에 전달한 이메일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번 사건에 대한 소명자료를 만들기도 바쁜 상황에서 일본 측에 이런 문서를 전달했다는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해 당사자인 FIFA와 이번 건에 대한 논의를 마친 뒤에 일본 측과 대화를 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정몽준 회장 시절에는 외교적으로 예민한 문건을 보낼 때에는 외교관 출신 인사들에게 사전 스크린을 받고 문구 수정도 받는 등 표현의 차이나 해석상의 뉘앙스에 의해서 '외교적 문제'가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를 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축구협회 국제국 직원이 직접 작성한 문건이 그대로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협회에게 사과공문을 보내는 정치적으로 불필요한 행위를 하면서 표현자체도 전문성이 결여돼 문제를 더 키웠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4일 다이니 쿠니야 일본 축구협회장이 독도 세리머니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미안하다.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다는 내용의 문서를 받았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자 즉각적으로 반박했다. 축구협회는 '다이니 회장이 언급한 해당 문서는 박종우 선수의 세리머니와 관련하여 정치적 의도나 계획성이 없는 우발적인 행동임을 설명하기 위해 보낸 통상적인 문서로 상호간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향후 노력하자는 내용을 담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본축구협회에 전달한 원문이 공개되면서 축구협회의 주장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
◇박종우 '독도 뒤풀이' 사건일지
11일=런던올림픽 3.4위전 일본과 경기 승리 후 박종우, 관중에게서 받은 '독도는 우리땅' 적힌 종이 들는 세리머니 펼쳐
12일=올림픽대표팀 귀국. 정몽준 대한축구협회(KFA) 명예회장, 조중연 회장과 김주성 사무총장에게 "IOC, FIFA과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
13일=KFA, 일본축구협회(JFA) 측에 영문 사과 공문 발송.
14일=일본 언론 'KFA가 JFA에 사죄했다'고 보도. KFA는 '사죄 운운한 것은 명백한 오보'라며 반박보도자료 내.
15일=정몽준 명예회장, KFA의 행정처리에 "불필요한 일"이라며 비판. 김주성 사무총장 FIFA본부 방문 위해 스위스 취리히로 출국.
16일=김주성 사무총장 FIFA에 해명자료 제출 및 설명.
17일=안민석 의원 KFA가 JFA에 보낸 공문 전문 내용 공개, 사과성 표현 다수 들어가 있음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을 통해 공개된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게 보낸 이메일 전문을 살펴보면 정상적인 축구 외교로 보기에는 굴욕적인 표현이 여러차례 등장한다. 먼저 제목에서 'Unsporting celebrating activities~(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이라며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 자체를 정당화 될 수 없는 행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2번째 문단에는 'regrets and words for the incident(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며 일본 측에 사과의 메시지를 전달한 점도 저자세 축구 외교임에 틀림없다. 축구협회는 이 표현에 대해 '통상적인 외교수사로 이를 확대 해석한 일부 외신의 보도 내용은 협회가 뜻하는 바과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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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공식외교 문서로 보기에는 적절치 않는 표현들도 곳곳에서 눈에 띠었다. 이런 사건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겠다는 문장에서는 'It should not happened(happen의 오기)~'라고 썼고, 한국 선수를 지칭할때도 'korea(korean의 오기) national team players(player의 오기)'로 쓰는 등 기본적인 문법조차 틀리는 실수를 여러차례 보여줬다. 축구협회 내부에서도 일본축구협회에 전달한 이메일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번 사건에 대한 소명자료를 만들기도 바쁜 상황에서 일본 측에 이런 문서를 전달했다는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해 당사자인 FIFA와 이번 건에 대한 논의를 마친 뒤에 일본 측과 대화를 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정몽준 회장 시절에는 외교적으로 예민한 문건을 보낼 때에는 외교관 출신 인사들에게 사전 스크린을 받고 문구 수정도 받는 등 표현의 차이나 해석상의 뉘앙스에 의해서 '외교적 문제'가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를 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축구협회 국제국 직원이 직접 작성한 문건이 그대로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협회에게 사과공문을 보내는 정치적으로 불필요한 행위를 하면서 표현자체도 전문성이 결여돼 문제를 더 키웠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4일 다이니 쿠니야 일본 축구협회장이 독도 세리머니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미안하다.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다는 내용의 문서를 받았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자 즉각적으로 반박했다. 축구협회는 '다이니 회장이 언급한 해당 문서는 박종우 선수의 세리머니와 관련하여 정치적 의도나 계획성이 없는 우발적인 행동임을 설명하기 위해 보낸 통상적인 문서로 상호간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향후 노력하자는 내용을 담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본축구협회에 전달한 원문이 공개되면서 축구협회의 주장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
◇박종우 '독도 뒤풀이' 사건일지
11일=런던올림픽 3.4위전 일본과 경기 승리 후 박종우, 관중에게서 받은 '독도는 우리땅' 적힌 종이 들는 세리머니 펼쳐
12일=올림픽대표팀 귀국. 정몽준 대한축구협회(KFA) 명예회장, 조중연 회장과 김주성 사무총장에게 "IOC, FIFA과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
13일=KFA, 일본축구협회(JFA) 측에 영문 사과 공문 발송.
14일=일본 언론 'KFA가 JFA에 사죄했다'고 보도. KFA는 '사죄 운운한 것은 명백한 오보'라며 반박보도자료 내.
15일=정몽준 명예회장, KFA의 행정처리에 "불필요한 일"이라며 비판. 김주성 사무총장 FIFA본부 방문 위해 스위스 취리히로 출국.
16일=김주성 사무총장 FIFA에 해명자료 제출 및 설명.
17일=안민석 의원 KFA가 JFA에 보낸 공문 전문 내용 공개, 사과성 표현 다수 들어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