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내 주식이 나도 모르게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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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증권사-예탁원 고객주식 임의매매 논란]
"내 주식이 나도 모르게 이용된다?" 예탁결제원의 주식 결제시스템이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가 매도주문을 내고 결제일(T+2)까지 주식을 납부하지 못할 경우 예탁원 시스템이 해당 증권사의 고객계정(예탁자결제계좌) 주식으로 이를 대신 처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고객 주식이 임의로 결제에 이용되는 것이다. 현행법상 고객 주식을 임의매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결제를 위한 이런 임의매매는 실제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감사원도 올해 초 이 문제를 확인하고 금융위원회에 관리·감독 강화방안 마련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객 주식 임의 매매?= 4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문착오에 따른 결제불이행 사태를 막기 위해 20억원 가량의 고객계정 주식을 임의로 결제에 이용한 증권사를 적발하고 추가조사에 착수했다.
문제는 이 증권사가 매도주문을 잘못 처리하면서 발생했다. A주식을 B주식으로 혼동하고 매도주문을 낸 것. 결제일이 돼서야 주문착오를 인지한 증권사는 해당주식을 구하지 못해 결제불이행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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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주식이 없어 결제가 불가능한 경우 증권사는 자사 대차풀에서 해당주식을 빌려 결제한 후 시장에서 재매수해 상환한다. 자사 대차풀에 해당주식이 없으면 예탁원의 대차풀을 이용하고 여기서도 구하지 못하면 고유계정 주식으로 처리한다.
하지만 A증권사는 자사 대차풀과 예탁원 대차풀, 고유계정 모두에서 해당주식을 구하지 못했고 결국 고객계정 주식으로 이를 대신 결제한 후 시장에서 재매수해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고객 고지 등의 확인절차도 밝지 않았다.
증권사가 고객계정 주식을 임의로 결제에 이용하는 것은 올해 초 감사원 감사에서도 적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B증권사는 2009년 8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주식대차거래를 하면서 차입했던 주식을 구할 수 없게 되자 고객계정 주식으로 이를 대신 결제했다. 이렇게 임의로 사용한 고객계정 주식이 65개 종목,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감사원은 이 사실을 금융위에 통보하고 해당 증권사에 대한 제재와 개선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증권사-예탁원 '네 탓 공방'= 해당 증권사들은 그러나 예탁원의 결제시스템 문제일 뿐 고의성을 가지고 고객계정 주식을 임의매매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증권사가 결제일까지 해당주식을 구하지 못하면 예탁원 시스템이 자동으로 고객계정 주식으로 결제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제일에 주문착오 등을 인지하는 경우 시간상 해당주식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이 경우 예탁원 시스템이 해당 증권사의 고객계정 주식으로 우선 처리하는데 이 과정에서 고객에게 사전 동의를 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탁원은 시스템상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모든 문제를 시스템 탓으로 돌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결제 신뢰를 위한 불가피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애초 증권사가 주의, 확인의무를 제대로 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했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예탁원 관계자는 "시스템은 회원사(증권사)의 고객계정에 어떤 주식이 얼마나 있는지만 인식할 뿐 고객별 보유주식이나 매매정보 등은 알 수 없다"며 "회원사의 결제정보에 따라 고객계정에서 해당주식을 자동으로 결제할 뿐"이라고 말했다.
업계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연결제제도 확대 적용 등을 거래소, 예탁원 등에 요구했지만 시스템 개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올해 초 도입된 이연결제제도는 주식이 없어 결제를 못할 경우 다음날로 이월해 결제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증권사의 고객계정에 결제할 주식이 없는 경우에만 이연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임의매매 등 불법 논란 소지를 없애려면 고객계정에 결제할 주식이 있더라도 이연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현행 시스템에서는 모든 증권사가 임의매매를 하는 범죄자가 된다"며 "이연결제제도 확대 적용 등 시스템 개선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예탁원 관계자는 "시스템상 회원사들의 방대한 고객정보를 모두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보였다.
출처 : 한류열풍 사랑
글쓴이 : neostrik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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