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발표한 비서실장과 수석 대변인은 모두의 예상을 깬 그야말로 의외의 인물이었다.
유일호 비서실장도 파격이었지만 문제는 수석 대변인이다.
박 당선인이 수석 대변인으로 임명한 윤창중 칼럼니스트는 문화일보 논설실장 출신의 대표적인 '극우 보수 논객'으로 대선 기간 동안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세력들은 종북 좌파, 반 대한민국 세력으로 규정하고 각종 방송 출연과 칼럼을 통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조갑제씨가 '박근혜 당선의 10대 공신'들 중 한명으로 뽑을 만큼 극우세력을 대변해온 인물이다.
윤 신임 대변인은 지난 20일 칼럼에서 "이번 박근혜의 승리는 애국가와 태극기를 지켜내고,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과 역사적 정통성을 지켜내려는 '대한민국 세력'과 이를 깨부수려는 '반 대한민국 세력'과의 일대 회전, 대한민국의 풍요와 발전을 뒤집으려는 '노무현 세력'과의 일대 격돌에서 '대한민국 세력'이 마침내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변인은 또 박근혜 당선인에게 "반 박근혜 세력이 국민의 절반이나 된다는 사실부터 제대로 인식하고, '단칼'로, '한방'으로 박근혜 정권을 세워야 한다"며 "절대 물러터지면 안되는 강한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박근혜를 지지한 전통적 지지세력을 배신하려 해서는 절대 안된다"며 "전통적 지지세력부터 더욱 강고히 만드는 작업을 소홀히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박근혜 시대는 '법치주의 시대'의 개막임을 알리고, 무엇보다 종북 세력의 창궐에 대해서는 정권의 명운을 걸고 박근혜가 달라붙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야권을 지지한 국민들을 적대시하며 타도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극우파의 논리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새누리당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당선인이 국정운영의 핵심 키워드로 내걸고 있는 '국민대통합'의 의지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쏟아지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48%의 유권자를 모두 적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해온 인물을 당선인의 대변인을 삼는 것은 대통합을 강조해온 당선인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마치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뇌관을 껴안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 비례대표 의원도 "박 당선인이 인선과 관련해 호남분들을 많이 찾아 대통합의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윤창중씨를 수석 대변인으로 선임한 것은 진짜 의외"라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다른 의원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래 지향적인 인사를 해야 하는 데 첫 인사부터 기대에 어긋나고 있다"며 "언론인들과도 소통의 창구 역할을 제대로 할 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유권자 일부가 보기에 지나치게 보수에 치우쳐 있다는 시각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당 안팎의 비판이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박 당선인이 윤창중씨를 수석 대변인으로 선임한 배경에 관삼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선 승리'의 기반이 된 보수 우파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어 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보수 우파들은 박 당선인에게 '보수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야 한다'는 것을 여러 경로를 통해 압박해오고 있다.
조갑제씨는 최근 칼럼에서 "박 후보가 당선된 가장 큰 이유는 안보, 이념, 교육 부문에서 보수의 입장을 분명히해서 우파, 즉 대한민국 세력의 대동단결된 지지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정치부패 전과자인 김종인을 호남 출신이라면서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하면 박 당선자는 자아부정의 위기에 처하고 상식있는 국민들로부터 비판의 십자포화를 맞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조영환 올인코리아 대표도 "우익진영에서 수도없이 반복해서 주장해온 바와 같이 박근혜 후보는 권력기생 김종인과 좌익세력의 세작 같은 이상돈을 근방에 오지도 못하게 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CBS 이지혜 기자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저녁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기듯 전격적으로 비서실장과 대변인 인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첫 '박근혜 인사'치고는 모양이 매우 사나웠고 감동도 주지못했다. 발표 직전까지만 해도 인선은 26일로 미뤄진다는 관측이 일반적이었고 당선인 주변의 누구도 이의를 달지않았다. 그러던 중 오후5시 50분쯤 당선인의 측근인 이정현 전 공보단장이 6시 모종의 발표를 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어 6시 의외의 명단들이 나왔다.
이 단장은 앞뒤를 잘 모르는 듯 "박 당선인께서는 당선인 수석 대변인에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 남녀 대변인에 조윤선 당 대변인 그리고 박선규 선대위 대변인. 당선인 비서실장에 유일호 의원을 임명했습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비서실장보다 수석대변인을 앞세운 발표순서에 대해서도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당연히 전혀 거론되지 않던 윤창중 컬럼세상 대표가 수석대변인에 임명된 배경과 과정에 질문이 집중됐다. 그러나 이 단장은 "지금 막 박 당선인으로부터 발표내용을 전달 받았을 뿐 (인선과정에 대해선) 제가 아는 바 없다"고 말해 보도진의 실소를 자아냈다. 극우보수 논객으로 알려진 윤씨를 수석대변인에 앉힌 것이 화합과 대탕평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맥락은 무엇인지, 오로지 박 당선인만 알 뿐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뭔가 잘못 흘러가는 것 같다"며 "첫 인사부터 아무런 설명없이 툭 던지는 식으로 하면 국민과 야당이 어떤 반응을 보이겠느냐"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핵심 측근조차 임명 배경과 과정, 인물의 됨됨이를 모르는 인사가 이뤄지면 고소영 강부자 인사를 반복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느냐"며 "당선인 혼자 혹은 극소수 측근에 의해 이뤄지는 '깜깜이 인사'의 한계를 잘 보여준다"고 머리를 흔들었다.
[프레시안 박세열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비서실장과 대변인이 24일 발표됐다. 당선인 비서실장에는 유일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가 결정됐고, 대변인에는 중앙선대위에서 활약했던 조윤선, 박선규 대변인이 발탁됐다.
유일호 비서실장은 '강남3구' 중 하나인 서울 송파을 지역에서 민주당 천정배 전 의원을 꺾고 당선된 재선 의원이다. 유 의원은 유치송 전 민한당 총재의 아들로 박 당선인처럼 '2세 정치인'이기도 하다. KDI 교수를 지냈고, 보수 경제학자 출신이다. 18대 국회에서는 친이계로 분류됐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당선인의 서울 지역 득표에도 힘을 썼다.
조윤선 전 의원은 무난한 대변인 직 수행으로 이번에 발탁됐다는 평이 많다. 박선규 대변인은 KBS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가 이번에 '친박'으로 건너왔다. 유 의원을 뺀 이들은 모두 현역 의원이 아니다. 따라서 인수위를 거쳐 청와대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수위 인선은 다소 늦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12월 26일 인수위 첫 회의를 주재했었지만 박 당선인는 26일 이후에 인수위 인선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광두 서강대 교수 등 보수적 경제학자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종인 전 행복추진위원장 등은 당내 비토세력이 많아 힘들다는 전망도 있다. 야당 출신으로 재경부 자장관을 지냈던 강봉균 전 의원 등도 '깜짝 인선' 대상으로 거론된다.
"문재인 지지=정치적 창녀" 주장 윤창중, 박근혜의 '입'
수석 대변인을 맡은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인사다. 젊은 보수논객으로 유명한 그는 <문화일보> 논설위원 재직 당시 칼럼으로 유명세를 탔었다. 당시 "보수 성향의 어르신들이 <문화일보>를 볼 때 뒷면부터 본다. 윤창중 칼럼을 읽고 난 후에야 1면을 본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5060층에 '팬'이 많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에서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다. 현직 대기업 관련 인사가 수석 대변인에 발탁된 것이다.
![]() |
ⓒ프레시안 |
대선 기간에 활발한 활동을 했던 윤 대표는 <뉴데일리>에 "문재인의 나라? '정치적 창녀'가 활개치는 나라!" 등의 자극적인 제목의 칼럼을 연재해 왔다. 윤 대표는 대선일 직전에 쓴 이 칼럼을 통해 친노 세력을 "노(盧) 탈레반", "완장찬 노란 점퍼세력" 등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이 칼럼을 통해 "노무현 정권 5년 동안 사사건건 국민을 분열과 대립의 구도 속으로 몰아 나라를 파산 직전까지 내몰아갔던 '완장찬 노란 점퍼세력'들이 일제히 권력을 장악해 노무현 정권보다 더 '노무현적 색깔'로 나라를 절단낼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문 후보를 집중 비난해 왔다.
윤 대표는 "만약 문재인이 당선되면 문재인의 대선 공약대로 김정은이 보낸 축하 사절단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장'에 앉아있는 모습이 전 세계에 방영되는 걸 시작으로 비로소 '종북시대'의 거대한 서막을 전 세계에 고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이명박 정부 국무총리를 지냈지만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정운찬 전 총리를 비롯해 김덕룡 전 의원,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을 두고 "이거야말로 권력만 주면 신발 벗겨진 것도 모르고 냅다 뛰어가는 수많은 '정치적 창녀(娼女)'의 한 사람에 불과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나머지 '정치적 창녀'들-박근혜의 일급 정치참모였던 윤여준, 박근혜가 당대표할 때 원내대표했던 김덕룡, 상도동 YS의 차남으로 YS 덕에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자리까지 지냈던 김현철…이들 수많은 '정치적 창녀'들이 나요, 나요 정치적 지분을 요구할 게 뻔하다. 이런 '정치적 창녀'들이 장관자리 꿰차는 문재인 정권, 얼마 가기나 하겠는가? 서로 권력이라는 고기 덩어리 놓고 둘러앉아 싸우느라!"라고 비난했다.
'국민대통합'을 외치는 박 당선인은 이같은 '독설가'를 수석대변인에 내정했다.
박근혜 첫 민생행보는 '저소득층' 봉사 단체 박근혜 대통령 이날 첫 외부 활동으로 봉사 단체를 찾았다. 해고 노동자 자살과 관련해 노동 현장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 등이 있었지만 박 당선인이 '민생'을 첫 행보의 메시지로 내 놓은 것이다. 박 당선인은 서울 관악구 난향동 '난곡 사랑의 집'을 방문해 도시락 배달 봉사에 나섰다. 박 당선인은 "지금 (사랑의 집에서) 하시는 일들이 국가에서 다 좀 해야 하는 기본적인 복지망인데 우리 사회가 부족한게 많다. 진짜 어려워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도움을 못 받고 있다"며 "그래서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도움을 드려야 하는 분들, 어떻게 하면 실질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나 하는 방법들을 잘 마련해보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이 "흔히 아는 난곡달동네가 어려운 분들이 많이 있다"고 말하자 박 당선인은 "(달동네가) 개발이 돼도 실질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이 돼야 하는데 막상 이곳에 살던 분들은 도움이 안되고 막상 밀려나서 도움이 안된다"며 "개발이 되더라도 그런 생각을 깊게 하면서 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
박세열 기자 ( ilys123@pressi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