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를 탐하는 수장은 그 아랫사람들까지 물들여 하나같이 축재만을
일삼게 되며,이는 곧 국민의 피를 빨아먹는 도적떼와 같은 존재이다 ”
-목민심서
[목민심서]
■ 책소개
<목민심서>는 고금의 여러 책에서 지방 장관의 사적을 가려 뽑아 백성을 다스리는 데 대한 도리를 논술한 책으로서 농민의 실태, 서리의 부정, 토호의 작폐, 지방 관헌의 윤리적 각성을 촉구한 책입니다.
구성은 총 12강(綱)으로 구분으로 대분하고 이것을 다시 각각 6조씩 세분하여 12강 72조로 되어 있고 당시 목민관의 생활을 총망라한 것입니다.
국가가 존립하고 정치가 행해지는 목적은 국민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 일부 내용 발췌
아전을 단속하는 근본은 자기 처신을 바르게 다스리는 데 있다.
자신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시행되어질 것이고 올바르지 못하면 명령을 하여도 잘 시행되지 않을 것이다
매우 악하고 간사한 자는 감영(監營) 밖에다 비를 세우고 이름을 새겨서 영원히 다시 복직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목민을 잘하는 자는 반드시 인자해야 한다. 인자하게 하려는 자는 반드시 청렴해야 하며 청렴하게 하려는 자는 반드시 검약하니 절용이란 곧 목민관이 먼저 힘써야하는 것이다.
가난한 친구나 궁한 친척은 힘을 헤아려서 돌보아 주어야 한다.
내 곳집에 남은 것이 있다면 남들에게 베풀어도 좋으나 나라의 재물을 훔쳐서 사사로이 사람을 구제하는 것은 예가 아니다.
관봉(官俸)을 절약하며 지방 백성들에게 돌려주고 제집의 농사 지은 것을 친척들을 돌보아 준다면 원망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형제 중에 한 사람이 출세를 하여 공직에 들어가 수령이 되면 아무리 가까운 형제라 하더라도 관직으로 주는 관청의 관사에서 오래 머물지 말아야 한다.
고모, 형수, 제수, 누이들 중에 과부가 생겨 먹고 살기가 힘들어도 공직의 수령이 되면 함께 데리고 가서는 안 된다.
청렴은 관리의 본분이요, 갖가지 선행의 원천이자 모든 덕행의 근본이니 청렴하지 않고서는 목민관이 될수없다
자신이 쓰는 돈이 백성의 피와 땀으로 이뤄진것이란 사실 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 팽형(烹刑) ]
팽형의 의미는 “명예의 영원한 죽음” 입니다
■ 조선시대
그 많은 중세의 형벌(刑罰)중에 가장 압권(壓卷)이면서 정말 우리 민족다운 형벌이 바로 "팽형(烹刑)"입니다.
이 "팽형"은 일종의 명예형(名譽刑)으로 주로 관직을 매매(賣買)하거나, 혹은 축재(蓄財)와 관련해 사리사욕(私利私慾)으로 가문(家門)이나 사직(社稷)의 명예를 더럽힌 자들에게 내리는 중벌(重罰) 중의 하나였습니다.
팽형의 집행과정은 아래와 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일단 저자 거리에 커다란 솥을 내다 걸고 솥 아래에는 장작을 쌓는다.
그리고 죄수(罪囚)를 데려와서 흰옷을 입히고 그 솥 속에 들어가게 한 다음, 장작에 불을 때는 시늉을 한다. 그동안 죄인의 자제들은 호곡(號哭)을 하면서 죄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장례(葬禮) 절차를 준비하게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죄인은 솥에서 내려지는데 이 순간부터 죄인은 살아 있으되 죽었으며, 이름이 있으되 불리워지지 않습니다.
호적(戶籍)과 족보(族譜)에는 사망(死亡)으로 기록되고, 죄인의 가족은 빈소(殯所)를 차리고 조문(弔問)을 받으며 죄인은 집에서건 밖에서건 흰옷을 입고 머리를 산발한 채 목숨이
다 할 때 까지 죽은 자가 되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인권유린으로도 비쳐지지만, 사람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해하지 않고 인격살인을 택한 것인데, 이것은 역설적으로 명예에 관한 사망선고입니다.
대개 팽형을 언도 받으면 두 가지 중의 하나를 선택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자결하던지, 아니면 팽형을 당하고 인격살인을 당하는 방법인데,
대개는 죽음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명예란 중요한 것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참수당하는 것 이상으로 이 형벌을 두려워하였고,
참수 당한 자는 복권(復權)도 되었으나 팽형을 선택한자는 복권도 되지 않았습니다.
즉, 죽음으로 명예를 지킨 자는 죄 없음이 밝혀지면 원상 복구되지만 비록 죄가 없더라도 목숨으로 명예를 버린 자는 구제되지 않는 것입니다.
■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없는 사회
우리 사회의 주류들은 병역의무 하나만을 보더라도 일반 국민들보다 현저하게 낮은 수행비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즉 한국의 상층은 오히려 '오블리제 없는 노블레스', 즉 '의무를 망각한 신분 집단'에 가깝습니다. 귀족들이 누릴 특권은 다 누리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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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회현상은 우리사회에서 명예에 관해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하고 있습니다.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목적보다 수단이 우선시 되면서 내 손에 쥐어지는 것을 위해 내가 지켜야 할 것을 버리는 것이 예사가 되었습니다.
때로는 일간 신문의 정치면에서 부패한 정치인의 이야기를 보면서,
때로는 X- 파일에 등장하는 숱한 노블레스들의 이름과,
주가 조작에 연루된 유명 연예인의 이름에서,
또 때로는 원조 교제와 매춘과 같은 자식보기 부끄러운 범죄를 서슴없이 저지르는
우리들의 자화상들에서, 우리는 명예와 불명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명예를 잊고 살고 있습니다.
3년전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