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세대 전방위 스텔스 전투기] 먼저 보고 먼저 쏜다
국민일보 입력 2014.03.22 04:19예리한 각도와 매끄러운 곡선, 지그재그 조립, 특수도료와 복합 소재, 숨겨진 무기와 장비…. 머리카락 반지름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을 만큼 모든 조건이 황금비율로 맞아 떨어져야 적의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스텔스'(Stealth) 성능은 비로소 현실이 된다.
지난 12일 제5세대 전방위 스텔스 전투기 F-35를 생산하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록히드마틴 항공사를 찾았다. 마침 신규 F-35A 전투기 1대가 정부 승인을 앞두고 시험비행을 위해 활주로에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적으로 굉음을 울리며 날렵하게 날아오른 F-35A는 이내 하늘을 가르며 허공으로 사라졌다.
F-35는 동체형상, 공기흡입구, 모든 굴곡과 선, 각도들이 돌출되지 않게 정확한 비율로 설계돼 레이더 반사 면적(RCS)을 최소화, 적의 레이더망에 감지되지 않는다. 스텔스기 중 가장 우수한 최저피탐지(VLO)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00번째 F-35 전투기가 생산됐고 총 211대가 인도됐거나 수주를 받은 상태다. 2015년부터는 미 해병대에 첫 실전 배치될 계획이다.
F-35는 뛰어난 항전장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모든 정보를 통합할 수 있는 센서 융합(sensor fusion) 기능으로 과거 기동성과 무장을 중시하던 공중전의 판도를 네트워크 중심으로 바꿔놓았다. 미 공군 대장 출신의 개리 노스 고객요구담당 부사장은 "게임 룰이 바뀌었다. 기동성과 무장도 중요하지만 센서 융합 등 정보 기능이 중요하다"며 "미래 전장에서는 정보가 힘"이라고 강조했다.
F-35는 전자광학 표적시스템(EOTS), 분산형 개구시스템(DAS), 능동형 전자주사레이더(AESA), 레이더경고형 수신안테나(RWR)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춰 다목적 기능 수행이 가능하다. AESA 레이더는 적기에 감지되지 않는 스텔스 레이더파를 발사하고 훨씬 먼 거리에서 적의 위협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보고 먼저 타격할 수 있는 장비다. DAS는 사방에 눈이 6개가 달려 있어 360도 전 방향에서 접근하는 모든 위협을 미리 감지해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EOTS는 스나이퍼 시스템으로 조종사가 주야간에 타깃을 쉽게 식별하고 레이저로 유도탄을 유도해 정밀 타격할 수 있게 한다. 아울러 4300파운드 출력으로 세계 최강인 단발 엔진을 장착했다.
F-35의 또 다른 장점은 조종이 쉽다는 것이다. 비행기 이·착륙 등이 쉬워 조종사가 전술비행에 집중할 수 있다. F-35A를 시험비행중인 빌리 플린 조종사는 "유로 파이터 '타이푼'과 F-18 전투기를 비행해 봤지만 F-35는 차원이 다르다"며 "조작이 쉽고 센서융합 기능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정말로 조작이 쉬울까. F-35A 전투기의 실제 조종석에 앉아 시뮬레이션 비행을 해 봤다. 먼저 왼쪽 스토틀을 밀어 이륙한 뒤 센서융합 버튼을 누르자 전투기 주변의 모든 정보가 통합돼 터치스크린에 제시됐다. 통합 정보를 이용해 두 개의 적을 식별하고 가장 근접한 적을 조준한 뒤 오른쪽 조종간의 무장스위치를 눌러 미사일을 발사했다. 몇 초 뒤 적기가 파괴되는 장면이 스크린에 떴다. 미사일을 발사하면 자동으로 목표물을 추적해 타격하기 때문에 미사일을 쏘고 퇴근해도 될 정도다.
이 같은 고성능을 갖춘 F-35 비행기 제작 과정이 궁금해졌다. 1.8㎞(1.1마일)에 달하는 F-35 조립공장은 카트를 타고 둘러보는 데만 40분이 걸릴 정도로 방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F-35의 외장 복합소재는 30겹으로 만들어져 알루미늄보다는 가볍고 철보다는 강하다. 특히 적의 레이더를 흡수하기 위해 스텔스 물질 중 하나인 흑연이 사용됐다. 터널 같은 큰 터빈에서는 복합소재가 고열·고압 처리과정을 통해 제작되고 있었다. 스텔스 기능만큼이나 제작 과정도 빈틈이 없었다.
8000여개의 구멍을 기계가 정밀하게 뚫고, 날개와 내부 무장창 등 각 부분들이 정교하게 조합되고 있었다. 내부 작업실에서는 두 명의 여직원이 복합소재 접착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작업만큼은 로봇에 의지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레이저를 쏘아 접착 부위를 정밀하게 맞추는데 오차가 발생하면 바로 디스플레이에 데이터가 뜬다.
가장 큰 관심은 가격이다. 랜디 하워드 F-35A 한국 사업개발 담당 이사는 21일 "F-35A의 대당순환가격이 (2019년에) 8000만~8500만 달러(860억∼91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미 국방부의 평가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대당순환가격에는 전투기 동체, 엔진, 항전장비 및 임무체계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F-35A 도입비용에는 군수지원, 예비부품, 수리보수지원 장비, 훈련프로그램, 시뮬레이션 센터, F-35A 운용부대 창설 및 운용기지 구축 비용 등이 추가된다. 우리나라는 2018∼2022년 F-35A를 40대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F-35A의 대당가격이 9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록히드마틴과 미 국방부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3200대의 F-35 판매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가장 낙관적인 추정치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포트워스(텍사스)=국방부 공동취재단
지난 12일 제5세대 전방위 스텔스 전투기 F-35를 생산하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록히드마틴 항공사를 찾았다. 마침 신규 F-35A 전투기 1대가 정부 승인을 앞두고 시험비행을 위해 활주로에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적으로 굉음을 울리며 날렵하게 날아오른 F-35A는 이내 하늘을 가르며 허공으로 사라졌다.
F-35는 뛰어난 항전장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모든 정보를 통합할 수 있는 센서 융합(sensor fusion) 기능으로 과거 기동성과 무장을 중시하던 공중전의 판도를 네트워크 중심으로 바꿔놓았다. 미 공군 대장 출신의 개리 노스 고객요구담당 부사장은 "게임 룰이 바뀌었다. 기동성과 무장도 중요하지만 센서 융합 등 정보 기능이 중요하다"며 "미래 전장에서는 정보가 힘"이라고 강조했다.
F-35는 전자광학 표적시스템(EOTS), 분산형 개구시스템(DAS), 능동형 전자주사레이더(AESA), 레이더경고형 수신안테나(RWR)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춰 다목적 기능 수행이 가능하다. AESA 레이더는 적기에 감지되지 않는 스텔스 레이더파를 발사하고 훨씬 먼 거리에서 적의 위협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보고 먼저 타격할 수 있는 장비다. DAS는 사방에 눈이 6개가 달려 있어 360도 전 방향에서 접근하는 모든 위협을 미리 감지해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EOTS는 스나이퍼 시스템으로 조종사가 주야간에 타깃을 쉽게 식별하고 레이저로 유도탄을 유도해 정밀 타격할 수 있게 한다. 아울러 4300파운드 출력으로 세계 최강인 단발 엔진을 장착했다.
F-35의 또 다른 장점은 조종이 쉽다는 것이다. 비행기 이·착륙 등이 쉬워 조종사가 전술비행에 집중할 수 있다. F-35A를 시험비행중인 빌리 플린 조종사는 "유로 파이터 '타이푼'과 F-18 전투기를 비행해 봤지만 F-35는 차원이 다르다"며 "조작이 쉽고 센서융합 기능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정말로 조작이 쉬울까. F-35A 전투기의 실제 조종석에 앉아 시뮬레이션 비행을 해 봤다. 먼저 왼쪽 스토틀을 밀어 이륙한 뒤 센서융합 버튼을 누르자 전투기 주변의 모든 정보가 통합돼 터치스크린에 제시됐다. 통합 정보를 이용해 두 개의 적을 식별하고 가장 근접한 적을 조준한 뒤 오른쪽 조종간의 무장스위치를 눌러 미사일을 발사했다. 몇 초 뒤 적기가 파괴되는 장면이 스크린에 떴다. 미사일을 발사하면 자동으로 목표물을 추적해 타격하기 때문에 미사일을 쏘고 퇴근해도 될 정도다.
이 같은 고성능을 갖춘 F-35 비행기 제작 과정이 궁금해졌다. 1.8㎞(1.1마일)에 달하는 F-35 조립공장은 카트를 타고 둘러보는 데만 40분이 걸릴 정도로 방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F-35의 외장 복합소재는 30겹으로 만들어져 알루미늄보다는 가볍고 철보다는 강하다. 특히 적의 레이더를 흡수하기 위해 스텔스 물질 중 하나인 흑연이 사용됐다. 터널 같은 큰 터빈에서는 복합소재가 고열·고압 처리과정을 통해 제작되고 있었다. 스텔스 기능만큼이나 제작 과정도 빈틈이 없었다.
8000여개의 구멍을 기계가 정밀하게 뚫고, 날개와 내부 무장창 등 각 부분들이 정교하게 조합되고 있었다. 내부 작업실에서는 두 명의 여직원이 복합소재 접착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 작업만큼은 로봇에 의지하지 않고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레이저를 쏘아 접착 부위를 정밀하게 맞추는데 오차가 발생하면 바로 디스플레이에 데이터가 뜬다.
가장 큰 관심은 가격이다. 랜디 하워드 F-35A 한국 사업개발 담당 이사는 21일 "F-35A의 대당순환가격이 (2019년에) 8000만~8500만 달러(860억∼91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미 국방부의 평가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대당순환가격에는 전투기 동체, 엔진, 항전장비 및 임무체계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F-35A 도입비용에는 군수지원, 예비부품, 수리보수지원 장비, 훈련프로그램, 시뮬레이션 센터, F-35A 운용부대 창설 및 운용기지 구축 비용 등이 추가된다. 우리나라는 2018∼2022년 F-35A를 40대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F-35A의 대당가격이 9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록히드마틴과 미 국방부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3200대의 F-35 판매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가장 낙관적인 추정치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포트워스(텍사스)=국방부 공동취재단
출처 :http://media.daum.net/foreign/others/newsview?newsid=20140322041905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