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충돌론에 1964년 '통킹만 사건' 재조명..국방부, 음모론 우려
이데일리 박종민 입력 2014.12.03 09:18 수정 2014.12.03 09:51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가 아닌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했다는 내용의 천안함 충돌론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김황수 경성대 물리학과 명예교수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원(기계공학)인 머로 카레스타는 지난달 20일 국제 학술지 '음향학과 진동학의 진전' 온라인판에 "정말 무엇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는가"라는 제목의 공동연구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진은 천안함이 침몰됐을 때 백령도에서 관측된 지진파 주파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천안함이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했다고 설명했다.
△ 국내외 공동 연구진이 천안함 충돌론을 제기했다. /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화면
또 "수중 폭발에 의한 지진파에서는 조화 주파수를 가진 지진파가 나타나지 않는다. 백령도에서 관측된 지진파가 잠수함과 천안함이 충돌했을 때 잠수함에서 발생하는 자연 진동수와 일치한다"며 정부가 결론 내린 어뢰 폭발 주장에 대립각을 세웠다.
천안함 충돌론에 국방부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에 천안함이 잠수함과 충돌해서 침몰했다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되고 이와 관련한 주장이 계속 유포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다시 국론이 분열되고 국가안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주장은 특정한 과학적 원리에 대한 실험실적인 검증만으로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며 "2010년 당시에도 내부폭발설, 좌초설, 충돌설 등 과학적 설명 근거가 부족한 주장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장도 가보지 않고 이런 논문을 쓴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천안함 충돌론을 거론한 연구진에 일침을 가했다.
천안함 충돌론이 떠오르면서 일각에선 국방부가 우려하는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 중 '통킹만 사건'을 거론하는 이들도 보인다.
베트남 전쟁의 도화선이 된 1964년 통킹만 사건은 실제로는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조작한 것이었다. 이는 1971년 뉴욕타임스의 펜타곤 페이퍼 보도로 밝혀진 바 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베트남 북부 해안에 위치한 통킹만에서 베트남에 의해 두 번이나 선제공격을 받았다고 폭로해 미국인들의 공분을 일으켰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통킹만에서는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베트남은 공격을 한 적도 없고 미군은 공격을 받은 적도 없었던 것이다.
미국이 이 같은 일을 벌인 이유는 베트남전 참전 명분 때문이었다. 전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돈에 혈안이 된 미국 고위층과 군수업체가 힘을 모아 통킹만 사건을 꾸몄던 것이다. 결국 진실이 밝혀지면서 세상은 발칵 뒤집어졌다.
http://media.daum.net/society/affair/newsview?newsid=20141203091806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