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순직보다 자살이 더 많다
YTN 입력 2015.09.15. 09:01■ 최두희, 사회부 기자
[앵커]
여러분은 119 소방관들을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정말 고생이 많죠. 소방관들의 노고에는 어떤 찬사를 보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특히 화재와 구조 같은 극한의 상황에서 일하는 소방관의 정신적인 고통은 어떤 직종보다 크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재 진압 등 업무 처리 과정에서 순직한 소방관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이 더 많은 것으로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사회부 최두희 기자와 함께 이 문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구급차도 이용해 보고 집에서 태풍이 몰아쳤을 때 소방관을 불러서 일을 해 보니까 정말 소방관들 고생이 많고, 국민들을 위해서 일하는 게 정말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면서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우선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한태전, 서울 성북소방서 소방장]
"(사건 현장에서) 흉기로 찔린 부위를 봤을 때 바닥에 피도 흥건해 있었고 그 광경을 보니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밥맛도 없고 식욕도 안 생기고 괜히 아내한테 짜증도 좀 났습니다. (제가) 말을 너무 안 하니까 아내도 왜 말을 하지 않느냐고 했는데 말을 하고 싶지도 않고 저 혼자 참았습니다."
[김준효, 서울 성북소방서 소방사]
"잔불 정리를 하면서 침대 밑을 뒤져봤는데 부패한 시신 2구가 나와서 끔찍했습니다. 그 장면이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기억에 남습니다."
앞서 보셨던 것처럼 출동했을 때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소방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로 화재현장, 단순 화재현장보다는 살인현장이라든지 화재 중에서도 방화현장 등이 좀더 충격적이라는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살인현장에 가봤더니 피로 가득한 현장이었다거나 흉기로 수 십 차례 찔린 그런 시신을 봤다는 건데 이러한 참혹한 장면을 보고 난 뒤에는 그런 기억이 짧게는 1달, 그리고 길게는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앞서 소방관의 경우는 아내한테 괜히 짜증을 부려서 미안하다는 인터뷰를 했는데 이런 경우 심리상태나 이런 것들이 가정생활로도 연결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다고 합니까?
[기자]
한마디로 말씀을 드리자면 이런 참혹한 현장의 기억들이 실제로도 자신의 심리상태라든가 가정생활도 분명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우선 한 소방관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김준효, 서울 성북소방서 소방사]
"(현장에 갔을 때) 그 기억들이 계속 남아 있으면서 집에서도 그냥 잠이 오지 않기 때문에 술 한잔하게 되고 그게 이어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부 관계에도 문제가 생기고 조금 그런 것 같습니다. 특히 구급대나 구조대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다 스스로 이겨내고 그런 식으로 (극복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이렇게 보셨던 것처럼 참혹한 현장에 노출이 되다 보면 안 좋은 기억들이 우울증이나 가정불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심리질환들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기보다는 소방관들 스스로가 음주 등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택하거나 스스로 극복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얘기들이 많이 들렸는데요.
이런 심리상담을 받고 싶어도 밤샘 근무 후에는 아무래도 쉬고 싶은 생각이 더 먼저 든다는 얘기였습니다.
종합해 보면 결국에는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을 소방관들 스스로가 많이 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참 안타까운 상황인데요. 실제로 소방공무원들이 현장에서 일하다 순직하는 경우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가 됐다고요?
[기자]
일단 이 사례에 대해서 한번 화면을 보면서 제가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최근 5년 동안 소방관 순직 자살 현황인데요. 국민안전처중앙소방본부에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특별히 증감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10년부터 그리고 2014년까지 순직한 소방관이 모두 33명인 데 반해서 자살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은 무려 35명에 달했습니다.
다음 화면 보시겠습니다. 이렇게 최근 5년 동안 자살한 소방관들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을 해봤는데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모두 우울증 등 신변 비관이었습니다. 모두 19건에 해당이 됐고요. 그다음에 많았던 것이 가정불화로 10건이었습니다.
결국 이런 부분들을 종합해 봤을 때 소방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모든 원인이 참혹한 사건사고현장 때문이라고는 볼 수가 없지만 이런 현장 스트레스가 이런 우울증이나 이런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고 고려할 경우는 분명히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35건 가운데 19건이 신변비관, 우울증 같은. 사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소방관의 안전과 건강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임이 사실인 것 같아요. 사실 이렇게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치료는 제때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나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소방관들이 이러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가 됐습니다. 앞서 보셨던 것처럼 적지 않은 소방관들이 심리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실제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일반인보다 소방관들이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 높은 심리질환 유병률이 조사가 됐습니다.
치료에 전념하기에는 소방관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아무래도 소방관은 업무 특성상 남성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남성의 치료율이 여성보다 낮은 부분도 한 원인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서 남을 돌보는 직업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끼고 그리고 아직 정신과에 간다라는 부분이 좋지 않은 편견으로 작용하는 것도 치료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겁니다.
종합해 보면 스스로 희생하고 그런 직업이라는 부분을 아무래도 당연히 여기고 스트레스 상황이 생길 경우에 자기들이 음주 등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부분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수년 동안 소방관들의 처우개선 문제, 또 작업 환경 개선 문제, 여전히 제기가 됐지만 개선이 되지 않고 있는데 이렇게 직업으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대책, 정부에서 제대로 하고 있습니까?
[기자]
정부에서는 2012년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관련 기본법을 재정하고 보충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 수립은 미흡하다는 지적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박남춘 국회의원실에서도 이를 확인을 해 봤는데 중기과제로 정부에서 추진한 사업 대부분이 추진할 엄두조차 못내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소방서 안에 심신 안정실을 만드는 것이 현재 추진이 되고 있지만 소방관의 단순한 피로회복에 초점을 맞춘 휴게공간에 가깝다는 지적입니다. 또 심리검사, 심신건강관리에 관련한 교육도 피상적인 수준이라는 일선 소방관의 지적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서 정기적으로 정신건강에 대해서 검진을 하고 모니터하는 시스템이 좀더 체계적으로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서 소방공무원을 위한 별도의 병원이나 연구소 등을 설립하는 대안도 필요한 상황이고 지금까지 계속 지적이 돼 왔던 건데 예산 문제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몸을 던지는 소방공무원을 위해서라도 이들의 마음을 파악하고 어루만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정말 그렇습니다. 어렵고 긴급한 상황에서 일하는 소방관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라든지 처우개선은 시급해 보입니다. 사회부 최두희 기자였습니다.
[앵커]
여러분은 119 소방관들을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정말 고생이 많죠. 소방관들의 노고에는 어떤 찬사를 보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특히 화재와 구조 같은 극한의 상황에서 일하는 소방관의 정신적인 고통은 어떤 직종보다 크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재 진압 등 업무 처리 과정에서 순직한 소방관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이 더 많은 것으로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사회부 최두희 기자와 함께 이 문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구급차도 이용해 보고 집에서 태풍이 몰아쳤을 때 소방관을 불러서 일을 해 보니까 정말 소방관들 고생이 많고, 국민들을 위해서 일하는 게 정말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면서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우선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한태전, 서울 성북소방서 소방장]
"(사건 현장에서) 흉기로 찔린 부위를 봤을 때 바닥에 피도 흥건해 있었고 그 광경을 보니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밥맛도 없고 식욕도 안 생기고 괜히 아내한테 짜증도 좀 났습니다. (제가) 말을 너무 안 하니까 아내도 왜 말을 하지 않느냐고 했는데 말을 하고 싶지도 않고 저 혼자 참았습니다."
[김준효, 서울 성북소방서 소방사]
"잔불 정리를 하면서 침대 밑을 뒤져봤는데 부패한 시신 2구가 나와서 끔찍했습니다. 그 장면이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기억에 남습니다."
앞서 보셨던 것처럼 출동했을 때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소방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로 화재현장, 단순 화재현장보다는 살인현장이라든지 화재 중에서도 방화현장 등이 좀더 충격적이라는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살인현장에 가봤더니 피로 가득한 현장이었다거나 흉기로 수 십 차례 찔린 그런 시신을 봤다는 건데 이러한 참혹한 장면을 보고 난 뒤에는 그런 기억이 짧게는 1달, 그리고 길게는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앞서 소방관의 경우는 아내한테 괜히 짜증을 부려서 미안하다는 인터뷰를 했는데 이런 경우 심리상태나 이런 것들이 가정생활로도 연결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다고 합니까?
[기자]
한마디로 말씀을 드리자면 이런 참혹한 현장의 기억들이 실제로도 자신의 심리상태라든가 가정생활도 분명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우선 한 소방관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김준효, 서울 성북소방서 소방사]
"(현장에 갔을 때) 그 기억들이 계속 남아 있으면서 집에서도 그냥 잠이 오지 않기 때문에 술 한잔하게 되고 그게 이어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부 관계에도 문제가 생기고 조금 그런 것 같습니다. 특히 구급대나 구조대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다 스스로 이겨내고 그런 식으로 (극복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이렇게 보셨던 것처럼 참혹한 현장에 노출이 되다 보면 안 좋은 기억들이 우울증이나 가정불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심리질환들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기보다는 소방관들 스스로가 음주 등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택하거나 스스로 극복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얘기들이 많이 들렸는데요.
이런 심리상담을 받고 싶어도 밤샘 근무 후에는 아무래도 쉬고 싶은 생각이 더 먼저 든다는 얘기였습니다.
종합해 보면 결국에는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을 소방관들 스스로가 많이 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참 안타까운 상황인데요. 실제로 소방공무원들이 현장에서 일하다 순직하는 경우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가 됐다고요?
[기자]
일단 이 사례에 대해서 한번 화면을 보면서 제가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최근 5년 동안 소방관 순직 자살 현황인데요. 국민안전처중앙소방본부에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특별히 증감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10년부터 그리고 2014년까지 순직한 소방관이 모두 33명인 데 반해서 자살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은 무려 35명에 달했습니다.
다음 화면 보시겠습니다. 이렇게 최근 5년 동안 자살한 소방관들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을 해봤는데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모두 우울증 등 신변 비관이었습니다. 모두 19건에 해당이 됐고요. 그다음에 많았던 것이 가정불화로 10건이었습니다.
결국 이런 부분들을 종합해 봤을 때 소방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모든 원인이 참혹한 사건사고현장 때문이라고는 볼 수가 없지만 이런 현장 스트레스가 이런 우울증이나 이런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고 고려할 경우는 분명히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35건 가운데 19건이 신변비관, 우울증 같은. 사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소방관의 안전과 건강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임이 사실인 것 같아요. 사실 이렇게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치료는 제때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나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소방관들이 이러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가 됐습니다. 앞서 보셨던 것처럼 적지 않은 소방관들이 심리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실제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일반인보다 소방관들이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 높은 심리질환 유병률이 조사가 됐습니다.
치료에 전념하기에는 소방관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아무래도 소방관은 업무 특성상 남성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남성의 치료율이 여성보다 낮은 부분도 한 원인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서 남을 돌보는 직업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끼고 그리고 아직 정신과에 간다라는 부분이 좋지 않은 편견으로 작용하는 것도 치료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겁니다.
종합해 보면 스스로 희생하고 그런 직업이라는 부분을 아무래도 당연히 여기고 스트레스 상황이 생길 경우에 자기들이 음주 등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부분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수년 동안 소방관들의 처우개선 문제, 또 작업 환경 개선 문제, 여전히 제기가 됐지만 개선이 되지 않고 있는데 이렇게 직업으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대책, 정부에서 제대로 하고 있습니까?
[기자]
정부에서는 2012년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관련 기본법을 재정하고 보충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 수립은 미흡하다는 지적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박남춘 국회의원실에서도 이를 확인을 해 봤는데 중기과제로 정부에서 추진한 사업 대부분이 추진할 엄두조차 못내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소방서 안에 심신 안정실을 만드는 것이 현재 추진이 되고 있지만 소방관의 단순한 피로회복에 초점을 맞춘 휴게공간에 가깝다는 지적입니다. 또 심리검사, 심신건강관리에 관련한 교육도 피상적인 수준이라는 일선 소방관의 지적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서 정기적으로 정신건강에 대해서 검진을 하고 모니터하는 시스템이 좀더 체계적으로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서 소방공무원을 위한 별도의 병원이나 연구소 등을 설립하는 대안도 필요한 상황이고 지금까지 계속 지적이 돼 왔던 건데 예산 문제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몸을 던지는 소방공무원을 위해서라도 이들의 마음을 파악하고 어루만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정말 그렇습니다. 어렵고 긴급한 상황에서 일하는 소방관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라든지 처우개선은 시급해 보입니다. 사회부 최두희 기자였습니다.
출처: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50915090109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