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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스트레스에 우울·불안..병원 찾는 청춘 한해 5만명

뉴 턴 2015. 9. 30. 23:44

취업스트레스에 우울·불안..병원 찾는 청춘 한해 5만명

대학 상담센터마다 북적..졸업후엔 병원 정신과 찾아'취준병' 시달리는 2030, 기록 남을까봐 치료 꺼리기도매일경제 | 오찬종 | 입력 2015.09.30. 18:34 | 수정 2015.09.30. 19:16

◆ 청년에게 희망을 ◆

# 김지수 씨(가명·26·여)는 2년 전 취업 준비를 하던 중 극심한 우울증을 경험했다. 학교 다닐 때는 상담센터를 찾아 도움을 받았지만 졸업하고 나서는 상담받을 곳조차 찾을 수 없었다. 불면증이 심해졌지만 혹시라도 취업할 때 불이익을 받을까 봐 걱정돼 병원에도 갈 수 없었다. 김씨는 겨우 취업에 성공했지만 후유증으로 생긴 공황장애 때문에 지금도 매주 신경정신과에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인해 청년들의 정신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대학 내 상담센터에 문의가 폭주하는가 하면 신경정신과를 찾는 20대 청년들도 급증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지난해 1년간 대학 상담센터를 방문한 대학생이 2200명에 달했는데 전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이들 중 과반수가 진로 고민과 우울증 때문에 상담을 요청했다. 성균관대 학생생활상담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최근 몇 년 사이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해서 센터를 찾는 학생이 늘고 있는데, 고민의 대부분이 취업 문제에서 시작된다"며 "상담 요청에 비해 전문상담인력이 역부족이라 예약제로 운영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6개월째 상담을 받고 있다는 천 모씨(26)는 "처음 신청하고 본상담을 받기까지 두 달이 걸렸다"며 "기다리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나와 같은 문제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데 놀랐다"고 말했다.

신경정신과를 찾는 2030세대도 많다. 재학생들과 달리 졸업한 취업준비생들은 학교 내 상담센터의 지원마저도 받을 수 없어 병원을 찾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20∼29세 청년들은 4만9975명으로 5만명에 육박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신경정신과를 운영하는 박 모 원장은 "과거에는 환자 대부분이 중년층 이상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20대 청년들도 많다"며 "대부분 취업 스트레스에서 기인한 우울증이나 불면증, 불안 장애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약물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개인이 아닌 사회 문제에서 비롯한 병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수개월째 불면증 치료를 받고 있는 김재영 씨(28)는 "수면 장애가 심각해 일상생활까지 힘들어져 병원을 찾게 됐다"며 "병원 기록이 남게 돼 취업 때 불이익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청년들의 취업 준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석호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대학뿐 아니라 지자체가 나서서 청년들을 위로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나서야 한다"며 "청년희망펀드 재원을 활용할 때 고려해 볼 수 있는 사항"이라고 제언했다. 노명우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도 지원해야 한다"며 "대학이 자체 운용하는 상담센터를 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http://media.daum.net/society/all/newsview?newsid=201509301834067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