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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 이슈] 수입 제품 가격 몇 배, 한국 소비자만 '비싸게'

뉴 턴 2015. 12. 11. 17:54


[이브닝 이슈] 수입 제품 가격 몇 배, 한국 소비자만 '비싸게'

기사입력 2015-12-11 17:12





◀ 앵커 ▶ 

어제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유명 스포츠 브랜드가 내놓은 신발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상품도, 제품 이름도 똑같은데 한국에서 사면 베트남산, 일본에서 사면 이탈리아산이라는 한 민영 통신사의 기사 때문이었는데요. 

자세한 내용, 이혜민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이혜민 아나운서 ▶ 

나이키가 최근에 출시한 축구화입니다. 

이탈리아 장인과 함께 만들었다는 일명 '호날두 축구화'인데요. 

스페인 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선수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내세워 화제가 됐습니다. 

나이키는 이 제품이 이탈리아 출신 가죽 장인들과의 협업으로 완성됐다고 홍보했는데요, 

일본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게 맞습니다. 

하지만, 바로 옆 나라,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제품의 원산지는 이탈리아가 아니라 보스니아입니다. 가격은 어떨까요? 

일본은 3만 7,800엔, 오늘 기준 환율로 환산해보면 36만 5천 원인데요, 

한국에서의 가격은 36만 9천 원으로 우리나라가 오히려 4천 원 더 비쌉니다. 

보스니아의 국민 1인당 총생산액, 즉 GDP는 이탈리아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한데요, 

그렇다면, 인건비만 감안해도 보스니아의 생산 원가가 훨씬 낮을 텐데 가격은 더 높게 책정된 겁니다. 이 제품만 그런 걸까요? 

한국과 일본의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는 정보를 통해 다른 제품들도 비교해 봤습니다. 

이 축구화도 나이키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데요,일본에서는 역시 이탈리아산 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베트남에서 생산한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가격 역시 일본에서의 판매가보다 베트남산인 국내 판매가가 4천 원 더 비쌉니다. 

'에어조던' 시리즈로 유명한 농구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출시한 이 제품의 일본 판매 제품은 '영국령 버뮤다'가 원산지이지만,한국에서는 중국산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19만 8천 원이 책정돼 있지만 한국에서는 3만 원 이상 더 비싼 22만 9천 원에 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럽이 아닌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만들었다고 해서 꼭 품질이 떨어진다고 단정할 순 없고, 회사의 마케팅 기법이나 알려지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MBC 취재진은 여러 차례 나이키 측과 접촉을 시도했고, 나이키 코리아 측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하지만, 본사에서 이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게 없다며, 한국과 일본의 판매 제품원산지가 다른 이유 등 소비자들이 의구심을 가질 만한 질문들에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 앵커 ▶ 

그런데 나이키 제품을 애용하는 많은 소비자들이 이런 상황을 알고 있을까요? 

일본에는 이탈리아에서 만든 제품이, 한국에는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팔면서 가격은 더 비싼 이런 상황에 대한 우리 시민들의 반응을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김경일] 
"왜 똑같은 제품인데 일본에서는 싸게 팔고 한국에서는 비싸게 파는지 좀 이해가 안 가는 것 같아요. 나이키에서 한국 소비자들을 생각해서 좀 합리적으로, 평등하게 가격을 책정해서 팔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문창] 
"나이키라는 큰 브랜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너무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서울] 
"그렇게 불합리하게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사실 구매하는 게 꺼려지죠. 나이키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의류 쪽에서도 이미 한국에서 불합리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들이 많잖아요." 

◀ 앵커 ▶ 

우리나라에 들어온 수입 제품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더 비싸게 팔리는 경우, 종종 있었는데요. 

관세청이 유모차와 립스틱 등 10개 품목의 수입원가를 조사했더니, 실제로 원가보다 최대 9배까지 비싸게 팔고 있었습니다. 

보도 내용을 통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리포트 ▶ 

백화점에서 159만 원에 판매되는 유럽 브랜드의 유모차입니다. 

수입가격은 62만 4천 원, 판매가의 40%도 안 됩니다. 

[판매직원] 
"아기하고 엄마가 마주 보는 게 좋잖아요. 높이도 단계별로 조절하실 수 있어요." 

이 유명 에센스의 통관가격은 4만 9천 원, 판매가는 19만 9천 원으로 4배 비쌉니다. 

[장선영/서울 목동]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더 비싸요. 우리나라 사람을 봉으로 생각한다 그럴까." 

수입제품 가격이 유난히 부풀려졌다는 지적 속에 관세청이 10개 공산품과 가공품의 수입가격을 공개했습니다. 

립스틱이 평균 9.2배로 판매가와의 편차가 가장 컸고, 와인은 4.8배, 등산화는 4.4배 비싸게 팔렸습니다. 

◀ 앵커 ▶ 

그런데 관세청의 이런 수입원가 공개가 무용지물이란 지적이 많습니다. 

정작 제품 이름을 공개하지 않아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참고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이 내용은 유선경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수입업자가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관세청은 지난해 4월부터 청바지와 와인, 등산화와 립스틱 등 매달, 최대 스무 개 공산품을 대상으로 수입 원가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별 상품의 브랜드는 비공개로 하고 있는데요. 

관세청의 수입 원가 공개 방식을 살펴봤더니, 먼저 공산품 별로 미국산인지 프랑스산인지 중국산인지 원산지를 구분하고 다음 단계로는 저가와 중저가, 중가와 고가 등 가격을 네 등급으로 구분합니다. 

그러니까 미국산 청바지 가운데 저가 청바지들의 수입 원가 평균 가격은 얼마, 이런 식인 겁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관세청의 수입 원가 공개 정보가 정작 물건을 구입할 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통상마찰과 기업의 영업비밀 등을 고려했을 때 브랜드를 공개할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 앵커 ▶ 

지금 들으신 것처럼 관세청은 상품 브랜드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의뢰로 소비자 단체들이 조사한 정보가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제품의 가격을 하나씩 비교해보겠습니다. 

이 내용은 이혜민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 이혜민 아나운서 ▶ 

최근 들어 탄산수의 인기가 대단하죠. 

지난해 탄산수 시장 규모는 4백억 원대로, 2012년 130억 원에서 2년 만에 세배나 급성장했습니다. 

시중 마트에 가 보면 국산 탄산수는 보통 한 병에 천 원 안팎인 반면, 수입 탄산수의 가격은 3~4천 원씩 하는 걸 볼 수 있는데요. 

한 소비자단체가 탄산수 10여 종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이탈리아산 '산 펠레그리노'의 국내 평균 판매가는 100밀리리터당 738원으로, 이탈리아 현지 가격인 93원에 비해 8배나 비싼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프랑스산 '페리에'의 경우도 국내 평균 판매가는 100밀리리터당 654원이지만,프랑스 현지 가격은 190원으로 한국 판매가가 3배 이상 비쌉니다. 

보관, 운송 같은 물류비나 세금을 감안해도 부담스런 가격이죠. 

스타벅스 커피는 어떨까요? 

올해 초 소비자 시민모임이 세계 13개 나라 주요 도시에서 팔리는 아메리카 노의 가격을 조사해 봤더니, 서울에서 4천백 원인 아메리카노가 미국 뉴욕에서는 2천5백 원이었습니다. 

똑같은 커피인데 서울이 천 6백 원 더 비싼 거죠. 

4천백 원은 파리와 도쿄, 베이징에서 팔리는 같은 아메리카노에 비해서도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다른 나라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제품에는 의약품도 포함됩니다. 

지난해 11월, 소비자연맹 조사 결과 위장 보호제인 <개비스콘 더블액션>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4천 7백 원인데 호주에서는 단 돈 천 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종합비타민제인 <센트룸 실버정>은 국내에서는 3만 5천 원인데요, 

미국에선 가격이 3분의 1 수준입니다. 

물론 인구수와 규모의 경제를 감안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요. 

수입차 부품도 비교해 볼까요? 

벤츠 E 클래스의 '헤드 램프' 국내 가격은 295만 원이지만, 미국에서는 168만 원에 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요, 일본 차인 렉서스 ES의 '펜더'는 국내 가격이 69만 원으로 27만 원인 독일 판매가의 두 배를 훌쩍 넘었습니다. 

백화점 수입 화장품 가격 비교에서도 한국 고객이 그야말로 '봉'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한국 소비자연맹 발표 자료를 보면, <비오템>의 이 제품은 국내 평균 판매가는 3만 6천 원이지만,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해외 5개 국가의 평균 판매가는 2만 3천 원에 불과했습니다. 

우리 소비자가 1.5배 더 비싸게 구입하고 있는 거죠. 

<바비 브라운>의 이 제품 역시 우리나라 판매가는 7만 2천 원인데 반해 해외 5개국 평균가격은 5만 5천 원으로 국내 가격이 1.3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앵커 ▶ 

화장품과 간단한 의약품 등을 파는 '올리브 영'과 '왓슨스' 같은 이른바 '드럭 스토어'는 백화점보다 저렴한 브랜드의 화장품을 살 수 있어 인기가 높은데요. 

그런데 이 드럭 스토어에서 파는 수입 화장품 역시 외국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도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각종 수입 화장품들이 진열된 '드럭 스토어' 

부담 없는 2~3만 원대 브랜드 화장품을 앞세워 최근 3년 새 두 배 가까이 시장규모를 키웠습니다. 

[이지숙] 
"해외제품 치고는 비싸다고 생각 안 합니다. 왜냐하면, 백화점 가면 더 비싸기 때문에 충분히 제가 소비할 수 있는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외 판매가격과 비교하면 싸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2만 9천 원대 프랑스산 보습 크림의 해외 판매가는 절반에 못 미쳤고, 독일 브랜드가 내놓은 세안제도 우리나라에선 두 배 가까이 비쌉니다. 

미국에선 7천3백 원에 팔리는 손발톱 보습제도 우리나라에선 1만 9천 원이나 됩니다. 

인기제품 35개를 뽑아 봤더니 모든 제품이 해외 5개국 평균가보다 비쌌습니다. 

드럭스토어의 수입 화장품 가격은 해외 드럭스토어에 비해 최대 2.5배까지 비쌌는데 백화점보다 거품이 심했습니다. 

[강정화 회장/한국소비자연맹] 
"유통점 간의 가격 경쟁이 사실 화장품에서는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다라는 걸 하나 저희가 지적을 하고 싶고요." 

한국소비자연맹은 수입 화장품을 구매할 때 해외 직구 사이트와 가격을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출처: http://imnews.imbc.com/replay/2015/nw1800/article/3836065_147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