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7년 간 16차례 탄저균 반입..올해엔 페스트균도(종합)
한미, '검사용 샘플 반입시 우리 정부에 내용 통보' 권고안에 오늘 서명..즉시 효력뉴스1 조영빈 기자 입력 2015.12.17. 17:32
오산기지 탄저균 배송사건에 대한 한·미 공동조사 결과 주한미군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5차례에 걸쳐 사균화(死菌化)된 탄저균을 반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5월 발생한 탄저균 배달사고와 관련해선 지난해까지 주한미군이 관련 규정과 절차를 지켰으며 안전하게 제독 및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방부는 지난 7월 11일 구성된 오산기지 탄저균 배달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한·미합동실무단(이하 한·미 실무단) 운영결과를 17일 발표했다.
![17일 서울 용산 주한미군기지에서 장경수 국방부 정책기획관(왼쪽)과 헤드룬드 주한미군사 기획참모부장이 탄저균 관련 한미 합동 실무단 운영결과를 발표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5.12.17/뉴스1](http://t1.daumcdn.net/news/201512/17/NEWS1/20151217150144799tpht.jpg)
한·미 실무단은 지난 5개월여간 진행된 조사 결과에서 "지난 5월 20일과 26일 사용된 샘플은 시험 종료 뒤 멸균 비닐백에 넣어 고압멸균처리됐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달 27일 미 국방부로부터 샘플 폐기 지시가 떨어지자 잔여샘플을 제독한 뒤 의료폐기업체에 의뢰해 소각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미군이 탄저균을 들여온 것은 북한의 생물학 무기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실험과 훈련 목적이었다고 실무단은 밝혔다.
이와관련, 주한미군은 미군의 차세대 생물감시 시스템인 '주피터 프로그램'을 지난 2013년부터 추진중이다. 국방부는 "생물방어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은 한반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독일과 일본, 호주 등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대부분의 미국의 동맹국에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을 위해 주한미군은 사균화된 탄저균 샘플은 물론 페스트균도 반입했던 것으로 새롭게 드러났다.
실무단은 그러나 "주피터 프로그램의 목적과 반입 시 첨부서류, 관련인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주한미군은 활성화된 탄저균이나 페스트균을 반입할 의도는 없었다"고 결론냈다.
반입 시 포장용기 내에 사균화된 탄저균과 페스트균임을 증명할 수 있는 첨부서류가 동봉돼 있었고, 현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상 사균화된 검사용 샘플 반입 시 통보하는 절차는 규정돼 있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샘플 반입을 우리 정부에 통보하지 않았지만,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규정 위반도 아니라는 뜻이다.
한미 실무단의 이번 조사를 통해 지난 7년간 주한미군이 탄저균 샘플을 반입해오고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주한미군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5차례 사균화된 탄저균 검사용 샘플을 반입해 각종 생물학전 대비 훈련과 실험에 사용했다. 올해 오산으로 배송된 것까지 합치면 모두 16차례 탄저균이 반입된 것이다. 사용된 샘플은 모두 폐기 완료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다만 이는 앞서 주한미군사령부가 지난 5월 보도자료를 통해 탄저균 표본 실험 훈련은 올해 오산기지에서 처음 진행됐다고 밝힌 것과 큰 차이가 있는 결과다.
한·미 양국은 미 국방부의 탄저균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과는 별도로 유사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주한미군이 반입하는 검사용 샘플에 대한 양국 간 통보 및 관리절차 정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따라 양국은 주한미군의 생물학 검사용 샘플 반입 절차와 관련한 합의 권고안을 마련했다.
주한미군이 검사용 샘플 반입 시 우리 정부에 발송과 수신기관, 샘플의 종류, 용도, 양, 운송방법을 통보한다는 내용이다.
또 "일방의 요청이 있을 시 빠른 시일 내 공동평가를 실시한다"는 내용과 더불어 관세청이 물품검사를 원할 경우 주한미군 관세조사국과 협조해 합동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권고안은 이날 서울 용산 연합사에서 열린 SOFA 합동위원회에 제출돼 곧바로 양국이 공식 서명했다. 이 권고안은 서명과 동시에 효력이 발생한다.
이는 주한미군의 각종 물품 반입 시 통보규정이 없는 SOFA 자체를 개정한 것은 아니지만, SOFA의 부속문서 형태로 SOFA에 준하는 효력을 갖게된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한편 양국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생물무기 위협에 대한 대응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한미 실무단의 공동 단장인 장경수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로버트 헤드룬드 주한미군사령부 기확참모부장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은 탄저균, 페스트균 등 총 13종의 생물학 작용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테러 또는 전면전에서 이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미 양국이 북한의 생물무기 현황에 대해 이같이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양국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한미간 연합훈련 실시, 생물방어 협력 확대, 한미 생물방어연습 지속 추진 등 우리 국민과 한미 연합군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http://media.daum.net/politics/dipdefen/newsview?newsid=20151217173225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