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어버이연합'후원금'의혹 확산
헤럴드경제 입력 2016.04.20. 11:26
보수성향 시위주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차명계좌에 거액입금
전경련 “일상적 기부활동 일환”
재계단체 정치개입 논란불가피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로부터 억대의 자금을 지원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어버이연합에 대해 제기됐던 각종 의혹들까지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 19일 일부 언론에서 전경련이 어버이연합 측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한 의혹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전경련은 곧장 어수선한 분위기에 빠졌다. 20일 오전에도 전경련 내부에선 당혹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재계 대표단체인 전경련은 후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한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전경련과 어버이연합 간의 자금 흐름에 대해 “현재 (전경련에서는) 일상적인 기부활동의 일환으로 여러 단체를 지원을 하고 있으며, 그 중 한 곳으로 (지원이) 어버이연합으로 간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전경련은 곧 이번 일과 관련된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앞서 종합편성채널 JTBC는 19일 자체 입수한 기독교선교복지재단의 지난 2014년 계좌 입출금 내역을 공개하고 해당 계좌가 사실상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의 차명계좌라고 보도했다. 해당 계좌에는 전경련이 2014년 9월 4000만원을 입금했고, 11월과 12월 등까지 합쳐 세차례에 걸쳐 총 1억2000만원을 입금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JTBC는 선교복지재단 관계자의 말을 빌려 추선희 사무총장이 해당 계좌의 현금카드를 소유하고 통장을 관리했다고도 했다. 이어 실제로 해당 통장에 있던 600만원이 어버이연합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의 주인에게 송금됐고, 탈북어머니회 김모 회장에게도 2900만원이 지급된 정황도 포착됐다고도 했다.
어버이연합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계좌 주인인 선교복지재단은 이미 수년 전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 사무총장을 비롯해 어버이연합 측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어버이연합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어버이연합은 그동안 1년에 수백차례에 걸쳐 보수성향의 시위를 주도해왔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계좌에 전경련 명의로 4000만원이 입금된 다음날에는 전경련이 요구하는 민생법안 처리 촉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해당 계좌가 실제로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로 밝혀지고 돈을 보낸 주체도 전경련이라는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재계 대표단체의 정치 개입 논란이 크게 불거지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법적 처벌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 변호사는 “차명계좌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금융실명제법 위반과 조세포탈 등 혐의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김삼수 경실련 정치사법팀장은 “전경련이 평소 보수단체 등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법률제정을 위해 여론을 만드는 등 정치 개입행위를 지속적으로 해온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외압이 없는 검찰의 독립적인 수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낱낱히 밝혀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실련은 전경련의 정치개입 행위를 규탄하는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며, 고발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전경련과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활동을 하는 곳도 아니고 선교재단이라 알려진 곳에 후원금을 보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실적도 거의 없고 형체 자체가 불투명한 단체에 돈이 갔다는 사실을 볼 때 외부의 요청에 의한 입금일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나온 데: http://media.daum.net/politics/all/newsview?newsid=20160420112605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