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약품 없이 물 정화·소독한다.."99.9% 살균 효과"
이국현 입력 2019.08.13. 12:01
KIST 홍석원 센터장, 조강우 포항공대 교수팀 공동
안전한 가습기 및 소독약 냄새없는 수영장 등 활용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광전기 촉매를 이용한 친환경, 무(無) 약품 정화 및 소독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물자원순환연구센터 홍석원 센터장 연구팀이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조강우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화학약품 없이 자외선과 전원만 동시에 공급하면 물 속의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살균할 수 있는 촉매와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고로 정수기, 가습기 등 가정에서 물을 사용하는 소형 가전제품에서 살균, 소독이 안전한 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사고의 주원인 물질인 'PHMG'는 다른 살균제에 비해 피부, 경구에 대한 독성이 적은 것으로 알려지며 가습기 살균제로 활용됐으나 최근 흡입에 의한 폐 손상 확인되며 사용이 금지됐다.
특히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화학약품 소독제는 소독과정에서 장기 손상과 암 발생을 일으킬 수 있는 독성 물질을 만들어 낸다. 이에 자외선(UV)이나 광촉매를 이용하면 약품 없이도 미생물을 제어하고 독성 오염물질을 분해할 수 있어 화학약품 소독제 대안으로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처리속도가 느리고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 방법에 전기를 흐르게 해 한계를 극복하고 화학약품 없이도 물을 효과적으로 살균·소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에 광촉매로 티타니아(TiO2)를 활용했는데 전기가 잘 흐르지 않아 적용이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티타늄의 산화수를 일부 조정하는 셀프(자가)도핑 기술을 통해 전기전도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나노구조의 촉매를 제작했다.
나노 촉매로 자외선을 이용한 살균을 하는 동시에 전기를 흐르게 하면 살균제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이를 통해 수 분 내에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99.99% 이상 완벽하게 제거했다. 개발된 시스템은 20시간 이상 긴 시간 동안 연속 운전해도 높은 살균 성능을 유지했다.
홍석원 센터장은 "연구를 통해 개발된 무약품, 친환경 정화 및 소독 기술은 소형 가전제품 뿐만 아니라 수영장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향후 기업과의 산학 협력을 통한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촉매 분야 최고 수준 과학전문지인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B: 엔바이로멘탈(Applied Catalysis B : Environmental) 최신호에 게재됐다.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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