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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신 신부 고발' JTBC는 비판 .. MBC는 보수파 '힘 싣기'

뉴 턴 2013. 11. 29. 18:50


'박창신 신부 고발' JTBC는 비판 .. MBC는 보수파 '힘 싣기'

미디어오늘 | 입력 2013.11.27 13:44



[캡처에세이] 11월26일 방송뉴스를 통해 본 '색깔' 분석

[미디어오늘민동기 기자]

11월26일 KBS MBC SBS JTBC 메인뉴스를 보면 현재 한국의 방송뉴스 '색깔'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날 '방송4사'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하지만 보도내용과 무게중심은 확연히 달랐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JTBC였다. JTBC는 이날 < 뉴스9 > 에서 '박창신 신부에 대한 검찰 수사' 리포트를 모두 5꼭지 다뤘다. △검찰 수사 소식과 박창신 신부 입장 △검찰 수사에 대한 김형태 변호사의 '비판적' 인터뷰 △시국 미사를 둘러싼 찬반 논란 △여야 간 공방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과 은수미 민주당 의원의 '설전' 등 비교적 '균형적 입장'에 비중을 뒀다.

JTBC가 시국미사와 관련해선 '균형'에 무게중심을 뒀지만 검찰의 신속한 수사에 대해선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JTBC는 김형태 변호사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표현했을 때 수사를 바로 하는 것은 국론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 검찰이 신중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비판적 입장에 방점을 찍었다.

검찰의 신속한 수사 우회적으로 비판한 JTBC…SBS는 철저한 '가치중립'

또 "천안함의 경우, 사인에 대해 아직도 아니라는 이야기도 많다. 우리나라가 그런 의견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한 것만으로 국가 존립이 흔들릴 정도로 형편없는 나라가 아니다"라는 의견도 내보냈다. 박창신 신부에 대한 검찰의 신속한 수사가 가진 문제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2013년 11월26일 JTBC < 뉴스9 > 화면갈무리

SBS는 철저히 '가치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같은 날 < 8뉴스 > 에서 2개의 리포트를 다룬 SBS는 △검찰 수사 착수 소식 △여야의 상반된 입장 등을 간략히 정리했다.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이나 시국미사에 대한 찬반 논란·쟁점 등은 짚지 않았다. JTBC가 관련 내용을 펼쳐서 집중 점검 형식으로 보도했다면 SBS는 '최소한의 팩트와 입장' 위주로 리포트를 구성했다.

'박창신 신부 검찰 수사'에 대한 JTBC와 SBS의 온도 차이는 SBS뉴스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방송계 일각에서 '손석희 체제'의 JTBC뉴스가 등장한 이후 SBS뉴스의 '상대적 강점'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이번 사안 또한 그런 상황을 일정 부분 드러내 주고 있기 때문이다.

KBS MBC는 JTBC SBS와는 '확연히' 다른 기조를 보여줬다. 26일 < 뉴스9 > 에서 △검찰 수사 소식과 진보-보수진영간 입장 차 △여야의 정치공방을 내보낸 KBS는 세 번째 리포트 '데스크 분석-종교와 정치 분리해야'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비판했다.

KBS는 "어두웠던 군사 정권 시절 종교인의 저항과 현실 참여는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지만 현 상황에서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고 북한의 도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이 과연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을 지는 깊이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종교와 정치를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실상 박창신 신부와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 미사를 비판한 것이다.

'데스크 분석'에서 드러난 KBS의 속마음은 … 정의구현사제단 비판

KBS는 '데스크 분석'에서 △92년 교황청이 교리서를 통해 정치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사제의 할 일이 아니라고 못박은 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사제 직무 지침에서 정치 개입이 교회의 분열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한 점 등을 주요 근거로 내세웠다.





2013년 11월26일 KBS < 뉴스9 > 화면갈무리

하지만 지난 3월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전 교황과 달리 교회의 금기를 깨고 "사제는 거리로 나가야 한다"며 현장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7월 2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가진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축하연에서 "교회도 거리로 나가길 바란다" "불평등에 무감각한 채로 남아 있는 것은 빈부격차를 키울 뿐이다" "공익보다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사람들의 타락한 이야기를 들으며 실망할 때도 있지만 믿음을 잃지 말라. 상황도 사람도 바뀔 수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KBS는 정의구현사제단 비판을 위해 과거 사례를 열거했지만 정작 최근 '바티칸의 변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가장 '극단적인 입장'을 취한 곳은 MBC였다. < 뉴스데스크 > 에서 모두 3꼭지의 리포트를 전한 MBC는 △검찰 수사 소식과 △여야의 정치공방을 다룬 것은 KBS와 비슷했다. 하지만 두 번째 꼭지인 '파문 건의서 제출'에서 "천주교 내 보수신도단체가 교황청에 박창신 신부 파문건의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별도로 다뤄 주목을 끌었다.





2013년 11월26일 MBC < 뉴스데스크 > 화면갈무리

박창신 신부에 대한 파문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단체는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 모임이다. MBC는 천주교 신도 약 1100명이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주한교황청 대사관에 박창신 신부의 파문을 건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장 오른쪽 편에 서서 '박창신 신부와 정의구현사제단'을 비판한 MBC

문제는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 모임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 모임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인사의 면면을 보면 보수 정치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들이 포진돼 있어 순수한 천주교 평신도의 모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서석구 변호사의 경우 자신을 박정희 바로 알리기 국민모임,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단체 소속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전 평신도협회회장이라는 직책으로 발기인 명단에 오른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또한 유신민화 논란의 정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또한 11대 국회의원 선거에 민주정의당 공천을 받고 당선돼 3선을 했던 김현욱 전 국회의원도 대한민국천주교인모임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등 종교계에서는 '종교모임'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색채'가 뚜렷한 단체로 보고 있다.

하지만 MBC는 이 같은 점은 언급하지 않은 채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 모임을 천주교 내 보수신도단체라고만 소개했다. JTBC가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과는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분명한 것은 방송4사 가운데 MBC가 가장 오른쪽 편에 서서 '박창신 신부 논란'을 보도했다는 점이다.


출처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31127134409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