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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밥 좀 주오" 시나리오 작가의 쓸쓸한 죽음

뉴 턴 2014. 3. 1. 17:56

"남는 밥 좀 주오" 시나리오 작가의 쓸쓸한 죽음

기사입력 2011-02-08 19:59장인수 기자






◀ANC▶ 

전도유망한 영화 시나리오 작가가 지병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숨졌습니다. 

이 작가가 이웃집 문에 써 붙인 밥 좀 달라는 메모가 그만 유서가 돼버렸습니다. 

장인수 기자입니다. 

◀VCR▶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드려주세요." 

경기도 안양시의 한 다가구주택에 
세들어 살던 
영화시나리오 작가 32살 최고은 씨. 

설 명절을 앞둔 지난달 29일,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이웃집 문에다 밥 좀 달라는 
간절한 내용의 메모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메모를 본 이웃주민이 
최씨 방으로 달려갔을 때 최씨는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상태,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췌장염을 앓고 있던 최씨는 
추운 날씨에 며칠째 밥까지 굶어오다 
숨진 겁니다. 

이미 몇 달 전부터 동네가게에서 
외상으로 음식을 가져갈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어 왔습니다. 

◀SYN▶ 이웃 주민 
"심지어는 먹을 게 없어 가지고 
쌀하고 김치 좀 조금 달라고 
주위 사람들한테 얘기하고..." 

최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뒤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해 왔고, 
그가 만든 단편영화는 
영화계에선 극찬을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그의 시나리오는 
상업영화로 만들어지지 못했고, 
별다른 수입 없이 지내다 
결국엔 밥을 구걸하는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시나리오 작가에게 불리하도록 돼 있는 
불평등한 영화산업의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영화계인사들은 최씨의 죽음을 
안타까움으로 애도했습니다. 

◀SYN▶ 최진욱 영화산업노조 위원장 
"비통하죠. 이번 일만 아니라 
작년에도 있었고. 
세 분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힘들어도 끝까지 영화를 하겠다던 
그녀의 꿈이 저 세상에서는 
이뤄지기를 희망해 봅니다. 

◀SYN▶ 최고은/생전 단편영화제 인터뷰 중에서 
"영화를 찍다보니까 
힘들 때가 굉장히 많은데 
영화가 안 돼서 힘들면 
영화를 찍으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MBC뉴스 장인수입니다.

출처 :http://imnews.imbc.com//replay/2011/nwdesk/article/2791939_1306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