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선 교수, 세월호 유족에 경험 통한 조언 '잔혹한 예언' 뭉클
최호선 교수, 세월호 유족에 경험 통한 조언 '잔혹한 예언' 뭉클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입력 2014.04.25 09:54영남대학교 심리학과 최호선 외래교수가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 가족들에게 남긴 '잔혹한 예언'이라는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호선 교수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사고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에게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대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조언하는 글을 게재했다.
최 교수는 "아이들이 생존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고문이 끝난 듯하다. 이제 실종자 가족들은 빨리 유족이 되고 싶으실 것"이라며 "아이를 찾아서 떠난 분들의 빈자리가 달리 보이실 거다"라고 이야기를 꺼넸다.
영남대 최호선 외래교수 잔혹한 예언
그는 글을 통해 장례를 치르며 심신이 피폐해진 유족이 정부, 선박회사, 보험사 등 사고처리 분야의 '프로'들과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자녀를 잃은 부모에게 돈 따위는 절대 위로가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보상과 배상을 받아야 한다. 즐거운 여행길에 참담한 사고를 당한 아이들의 넋이라도 위로 하기위해 이 사고의 원인제공자들을 철저하게 응징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유족은 정부와 보험사라는 프로들을 상대하는 지난한 싸움을 앞두고 있다. 그들은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 머릿속으로는 계산기를 두드리는 족속들이다"라며 "결말이 미리 보여서 이 잔혹한 글을 쓴다.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절대로 지치지 마시고 포기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이제 아이들의 따뜻한 뺨을 다시 만질 수는 없지만 그 아이들을 차가운 바다에 버리고 도망친 이 사회의 책임은 어머니 아버지의 이름으로 반드시 물으셔야 한다"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최호선 교수의 이와 같은 진심어린 조언은 모두 경험에 의한 것이었다. 최 교수는 지난 23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 비슷한 사고로 가족들을 잃어야 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2002년 6개월 사이로 가족 중 둘을 잃었다"라며 "친정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6개월 만에 일본에서 지금 이 세월호와 비슷한 선박 사고로 가족 중 한명을 또 잃게 됐다"라고 전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 대해 언급하며 "당시만 해도 사실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세월호 뉴스를 보며 되살아나는 그런 경험을 하고 있다. 심리학 전공자라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훈련이 돼 있지만 나와 다른 유족들은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향후 대처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 이하 최호선 교수의 글 전문
< 잔혹한 예언 >
아이들이 생존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고문이 끝난 듯합니다. 이제 실종자 가족들은 빨리 유족이 되고 싶으실 겁니다. 아이를 찾아서 떠난 분들의 빈자리가 달리 보이실겁니다.
혹시나 시신을 찾지 못하면 어쩌나 불안하고, 여행 떠날 때 모습과 너무 많이 달라지지 말아야할텐데, 내 아이의 그순간이 너무 많이 고통스럽지는 않았어야 할텐데 생각하게 되실겁니다.
시신인양을 책임지는 정부측에 분노하고 재촉하는 마음 한편으로는 의지하고 제발 빨리 찾아 달라고 빌게됩니다.
시신 인양에 민간잠수사를 배제하려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요. 제 판단으로는 정부에서 수습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가 민간전문가를 배제하는 중요한 원인중 하나입니다.
시신을 찾아서 장례를 치르고나면 어떻게 될까요? 유족은 이미 심신이 피폐해져있고 이분들의 상대는 정부, 선박측 보험사등 사고처리 이 분야의 프로들입니다.
보상과 배상은 왜 중요할까요? 사별의 고통이 돈으로 해결될까요? 사람의 목숨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요? 언급하기도 싫은 노인네가 시체장사 운운하면서 모욕한 일들을 유족들은 실제로 경험하게 됩니다.
보상과 배상은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희생자와 가족들이 당한 고통에 대해 최소한의 위로를 받는 방법입니다. 사실 자녀를 잃은 부모에게 돈 따위는 절대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보상과 배상을 받아야 합니다. 즐거운 여행길에 참담한 사고를 당한 아이들의 넋이라도 위로 하기위해 이 사고의 원인제공자들을 철저하게 응징해야합니다.
저에게 혹시 물으신다면 개별적인 장례와 발인을 멈추라고 조언하겠습니다. 인양된 시신은 친구들이 다 빠져 나올때까지 안치하고 수습 과정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장례를 치르라고 조언하고싶습니다.
유족은 정부와 보험사라는 프로들을 상대하는 지난한 싸움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들은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 머릿속으로는 계산기를 두드리는 족속들입니다. 결말이 미리 보여서 이 잔혹한 글을 씁니다. 철저하게 준비하셔야 됩니다. 절대로 지치지 마시고 포기하지도 마세요.
이제 아이들의 따뜻한 뺨을 다시 만질수는 없지만 그 아이들을 차가운 바다에 버리고 도망친 이 사회의 책임은 반드시 물으셔야합니다.
어머니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런 글을 쓰게 되어서 정말 미안합니다!
출처: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40425095409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