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日) 아베 재집권]"어차피 현실 안 바뀔 것 같다".. 젊은층 무관심 확산
[일(日) 아베 재집권]"어차피 현실 안 바뀔 것 같다".. 젊은층 무관심 확산
총선 현장 가보니국민일보 삿포로 입력 2014.12.15 04:14 수정 2014.12.15 11:05
일본 중의원 선거가 치러진 14일 투표를 포기한 채 휴양지로 떠난 사람들이 많았다.
전후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이날 홋카이도의 한 스키장에는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러 온 젊은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삿포로에 사는 스즈키 나쓰미(22·여)씨는 투표를 했느냐는 질문에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안 했다"며 "어차피 그들(정치인)의 영역이니까요"라며 멋쩍게 웃으며 답했다.
요코하마에서 왔다는 회사원 와타나베(39)씨도 "정치는 잘 모른다"며 "(투표를 하든 안 하든) 어차피 현실이 안 바뀔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이들에게 헌법 개정이나 아베노믹스에 대한 의견을 물었지만 이들은 모두 고개를 흔들며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 60대 대학교수는 "정치인들의 잘못이 크다"며 "일본에서는 늘 하는 사람들만이 정치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고 진단했다. 젊은이들이 정치를 자신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여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8일 중의원이 해산되기 전까지 잇단 각료들의 정치자금 스캔들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총선을 통해 기사회생한 것은 이와 같은 일본인들의 정치적 무관심 탓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NHK에 따르면 이날 투표율은 2년 전 중의원 선거 당시보다 7% 포인트 낮은 52%로 2차대전 이후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자민당의 압승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무당파가 급증한 것이다. 선거를 앞둔 일본 사회의 분위기 또한 차갑게 식었다.
야당의 존재감 부족도 '자민당 독주'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아베 내각이 내세운 정책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집단 자위권 문제나 개헌 문제에 대해 제1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어느 야당도 차별화되는 목소리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당내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은 탓에 개헌과 집단 자위권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공약으로 천명하지 못했다.
반면 자민당과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홍보하는 것 중심으로 선거 전략을 짰다. 결국 유권자로서는 자민당이 미덥지 못해도 이를 대체할 믿음직한 야당을 찾아볼 수 없는 셈이다.
투표 당일 곳곳에서 선관위원회 직원들의 실수와 폭설로 투표가 차질을 빚거나 지연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나라현에서는 선관위 직원의 잘못된 설명 때문에 약 900명의 유권자가 비례대표를 뽑는 투표용지에 후보자 이름을 기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야마구치시에서는 투표용지를 관리하는 직원이 늦잠을 자는 바람에 5분 동안 투표가 지연됐고, 미에현에서는 직원이 열쇠로 투표함을 닫는 법을 몰라서 투표 시작이 15분 지연되기도 했다. 북부 아오모리현에서는 60㎝가량 쌓인 폭설로 도로 상황이 악화돼 투표용지가 늦게 도착하는 사고가 발생, 투표가 6분가량 지연됐다.
출처: http://media.daum.net/foreign/others/newsview?newsid=20141215041404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