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친환경

"태양, 빗물 활용해 年 555만원 절약하는 집"

뉴 턴 2013. 11. 15. 12:06


머니투데이|베드제드|입력2013.11.15 06:12



[머니투데이 베드제드(영국)=김유경기자][[친환경으로 돈을 버는 유럽] < 2 > 영국 주상복합연립 '베드제드']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지난 10월 말 영국 친환경주택단지로 유명한 베드제드에서 만난 수 리들스톤씨(51)는 반팔원피스 차림이었다. 같은 시간 털옷을 입고 런던거리를 거니는 사람들과는 대조적이었다. 

 영국의 사회적기업 바이오리저널의 공동대표인 수 리들스톤씨의 옷차림이 가벼운 건 일터와 거주공간이 모두 베드제드에 있기 때문이다. 회사 문을 나서서 건물 모퉁이만 돌면 바로 집 현관문이다. 

 바이오리저널과 자선단체 피보디트러스트, 건축가 빌 던스터의 친환경 건축회사 제드팩토리가 2002년 9월 합작품으로 내놓은 베드제드는 1만6500㎡ 규모의 연립형 3층 건물 3개동으로 조성됐다. 베드제드는 주택과 사무공간이 함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일 출퇴근을 위해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게다가 냉난방시설 없이 쾌적한 온도(18~23도)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그만큼 에너지비용을 아낄 수 있다. 수돗물도 적게 쓴다. 화장실 등에 쓰이는 물은 빗물을 정화한 것이다. 





바이오리저널의 공동대표인 수 리들스톤 씨가 살고 있는 베드제드 주택을 공개했다. 사진은 리들스톤 씨가 주방에 설치된 에너지 계량기(사진 왼쪽 위)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 / 사진=김유경기자 

 리들스톤씨는 "베드제드(전용면적 145㎡)에 살면서 연간 3258파운드(555만원)를 절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전기·가스요금은 연간 383파운드(65만원)에 그친다. 

 영국 일반가정의 경우 평균 1320파운드를 내는 데 비해 71%(937파운드)를 절약하는 셈이다. 리들스톤씨는 "에너지가격이 매년 8% 이상 오르고 있어 일반주택 거주자와 베드제드 주민들이 지급하는 에너지비용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드제드가 추운 날씨에도 난방시설 없이 쾌적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30㎝의 두툼한 단열재를 사용한 것이다. 창문을 보면 벽의 두께가 그대로 드러난다. 

 두 번째는 지붕위 환풍기. 베드제드의 상징처럼 돼버린 닭벼슬 모양의 환풍기는 온기가 집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들어오는 찬공기는 데워주는 역할을 한다. 세 번째는 지붕과 유리창 곳곳에 설치한 태양에너지 집전판이다. 

 에너지를 얼마나 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계량기가 주방 내 잘 보이는 곳에 설치된 점도 에너지 절약을 돕는다. 리들스톤씨는 "수시로 계량기를 보면서 더 절약하는 습관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가전제품 등을 위한 전기는 원래 폐목재를 활용한 자체 열병합발전소에서 얻었으나 가동 3년 만인 2005년에 고장나 지금은 기존 전력망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는다. 태양에너지로부터 얻는 전기는 11% 정도다. 

 빗물 활용으로 아끼는 수도요금은 연간 158파운드다. 일반가정의 경우 하루 평균 389리터의 수돗물을 쓰지만 리들스톤씨는 199리터를 사용한다. 화장실과 정원 등에 필요한 물은 빗물을 저장탱크에 모았다가 필터로 정화해 쓰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베드제드.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붕위 환풍기, 태양에너지 집전판, 시티카, 30cm 단열재를 넣은 외벽이 드러난 창가. / 사진= 김유경기자 

 리들스톤씨가 베드제드에 살면서 비용을 가장 많이 아낀 것은 자가용 이용료다. 베드제드에는 전기차 '시티카'를 언제든지 빌려 탈 수 있는 '카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리들스톤씨는 이 시티카를 1주일에 한두 번 이용하는 데 900파운드를 사용한다. 일반 자가용으로 8046.72㎞를 주행할 경우 드는 비용은 주차비와 보험, 세금, 연료 등을 포함해 3063파운드에 달한다. 

 다만 건축비용이 인근 일반주택에 비해 30% 정도 더 든다. 이는 베드제드가 준공된 후 성공사례로 수없이 소개됐지만 영국내에서조차 크게 확산되지 못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집값 역시 베드제드가 인근 주택보다 30% 정도 비싸게 매물로 나오지만 영국 주택개발업체들은 베드제드 모델이 일반주택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본다는 게 이인선 제드팩토리 건축가의 설명이다. 

 이인선 건축가는 "인구증가와 에너지 고갈로 에너지가격이 급등하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는 집을 지을 때 사용되는 에너지가격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편리한 삶을 살면서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 취재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한 'KPF디플로마-환경저널리즘' 과정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출처 :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31115061204670.da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