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세월호 발언 막말 아니다"..'막말 감별사' 자처한 한국당
입력 2019.07.15. 18:46 수정 2019.07.16. 08:26
정 최고위원, 15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서
"(이순신 장군보다) 문 대통령이 낫다.
세월호 한척 가지고 이겼다" 발언
자유한국당은 정미경 최고위원이 “(이순신 장군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낫다고 하더라. 세월호 한척 가지고 이겼다”고 발언한 데 대해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 미디어국은 15일 “정 최고위원의 세월호 발언은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입장”이라며 “관련 보도 30여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신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른 정당들은 일제히 정 최고위원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지만, 한국당은 이를 “막말이 아니다”라며 정 최고위원을 감싼 것이다. 더구나 당 최고위원이 논란을 일으킨 발언에 대해 당 공식기구가 스스로 ‘막말 감별사’를 자처하고 나서고, 이를 근거로 ‘중재위 제소’라는 압박 카드까지 들고나온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이 전남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순신 장군을 이야기하며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했다”며 “문재인 정권은 임진왜란 때 무능하고 비겁했던,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개인만 생각한 선조와 그 측근들 아니냐”고 밝혔다. 이어 “댓글 중 눈에 띄는 글이 있어 소개한다. 어찌 보면 (이순신 장군보다) 문 대통령이 낫다더라. 세월호 한척 가지고 이겼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참석자 일부는 주변에 소리가 들릴 정도로 웃음을 터뜨렸다. 다른 참석자들과 당 관계자들은 굳은 표정으로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다른 정당들은 거듭되는 한국당의 세월호 막말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의 막말은 지난 4월 세월호 5주기에 정진석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이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해 여론의 비판을 받은 지 꼭 석달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은 “연관성도 없는 세월호를 들먹여 희생자들과 유가족의 아픔을 희화화했다. ‘제2의 차명진’이 되고 싶은가”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또 큰 상처를 줬다. 망언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망언인지 아닌지 의식도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여영국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흠집 잡기에 혈안이 돼 있는 한국당의 도가 넘은 행위”라며 “계속 피해 가족들에게 가슴에 못만 안기는 한국당은 정말로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나경원 원내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자세히 못 들었다”고 대답했다. 황교안 대표도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냐’는 질문에 “아까 정 최고위원이 충분히 말했으니 그 말씀 그대로 이해해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의 발언까지 방어하실 건 아니라고 대표께 말씀드렸다”며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만큼 본인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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